플라스틱 재활용 SK 도시유전 가보니
18일 인천 에코크레이션 공장에서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탈바꿈할 폐비닐 쓰레기더미를 가리키고 있다. 인천=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8일 SK지오센트릭이 지분 25%를 투자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업체 에코크레이션의 인천 공장 현장을 공개했다.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가 가리킨 폐비닐 더미는 라면봉지, 마스크 포장지, 위생백 등이 뒤엉켜 25t 규모의 산을 이루고 있었다. 보통 이런 폐비닐들은 오염물이 묻거나 성분이 뒤섞여 분리수거를 해도 재활용이 어려웠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흐름에 따라 국내외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이 화두가 됐다. 무분별하게 버려져 온 플라스틱 쓰레기의 유해성이 조명되면서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이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개발, 폐비닐 원유 환원에 나서고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시장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SK다. SK지오센트릭은 에코크레이션, 제주클린에너지, 미국 브라이트마크 등 국내외 관련 기업들과 협업해 열분해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과의 공동 연구로 질이 낮아 보일러유로 주로 쓰이던 열분해유의 질을 정유 공정 원료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엔 열분해유의 25%를 나프타로 추출해 플라스틱 원료로 환원하는 데 성공했다.
SK지오센트릭은 최근 ‘지구를 중심에 둔 친환경 혁신’이라는 의미로 사명을 바꾸며 향후 5년간 5조 원을 투입해 울산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단지를 짓는 등 친환경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연간 90만 t 플라스틱 재활용을 달성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이 국내에서 연간 생산하는 플라스틱 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존에 여러 소재가 섞여 재활용이 어려웠던 포장재들을 단일 소재로 바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기존에 냉동만두, 리필용 세제를 담아왔던 비닐 패키지는 빳빳한 성질이 요구돼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등 각기 다른 소재를 층층이 겹쳐 만들어 왔으나 이를 PE 단일 소재의 다층 구조로 바꾸면서 물성도 유지하고 재활용도 쉽게 하는 식이다.
인천=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