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e메일 보내 경영진이 경고
게이츠측 “루머 재생산한 것” 반박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사진)가 10여 년 전 회사 여직원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가 경영진의 경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는 회장직을 유지하던 2007년에 중간 직급의 한 여성 직원에게 회사 밖에서 따로 만남을 갖자는 e메일을 보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게이츠가 이 e메일에서 해당 여직원에게 구애를 하면서 잠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이 사실을 2008년 인지해 대응에 나섰다. 당시 MS의 법무 책임자였던 브래드 스미스와 인사 책임자였던 리사 브럼멜은 게이츠와 면담하고 그의 행동이 부적절하므로 당장 멈춰야 한다고 했다. 게이츠는 e메일을 보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고 경영진에 “지금 생각해보니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며 접촉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WSJ 보도에 대해 게이츠의 대변인인 브리짓 아널드는 성명을 내고 “이 주장은 거짓으로 직접적인 정보가 없는 소식통들에서 루머를 재생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게이츠는 2000년까지 MS 최고경영자(CEO)를 지냈으며 2008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2014년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2020년에 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올 5월엔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와 27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