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자, 대장동 관련 ‘쥐 공방’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경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쥐 공방’을 벌였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을 상대했던 이 후보가 “이제 쥐를 잡을 때”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정약용 선생의 시를 인용하며 이 후보를 도둑고양이에 빗대 응수했다. 여야 역시 경기도 국감을 두고 서로 다른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완승”이라며 기세를 올렸지만 국민의힘은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는 자성 속에 20일 열리는 국토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을 벼르는 모습이다.
○ 李 “쥐 한마리 뿐” vs 尹 “사냥개 부르리라”

‘방어 준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와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완승”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후보의 이런 반응에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역공을 펼쳤다. 윤 전 총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일찍이 ‘이노행((리,이)奴行)’이라는 시에서 쥐와 쥐에게 뇌물을 받은 고양이에 빗대 도둑과 도둑을 잡아야 할 관리가 결탁한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했다”며 “이 후보에게 다산의 시 마지막 구절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 與 “한 방 없이 헛방만” vs 野 “궤변 대행진”

‘공격 준비’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한기호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8일 열렸던) 경기도 국감은 ‘민주당 연출, 이재명 주연’의 적반하장식 궤변 대행진이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경기도 국감은 ‘민주당 연출, 이재명 주연’의 적반하장식 궤변 대행진이었다”며 “국회 의석수라는 완력을 악용해 증인 참고인 채택을 일절 불응하고 자료 제출을 철저히 막아 진실을 원천봉쇄했다”고 했다. 전날 대장동 의혹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한 원인을 국회 여야 구성과 자료 제출 부실 등의 한계로 돌린 것. 행안위는 민주당 의원 12명, 국민의힘 8명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후보의 의혹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개인기도, 팩트를 물고 늘어지는 집요한 팀워크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TBS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동공이 흔들리는 질문을 7분 동안 최소 10개는 해야 한다. 따지고 훈계하는 것은 득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현금다발 사진이 진위 논란에 휩싸인 것은 야당의 최대 실책으로 꼽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