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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에 ‘돈다발 사진’ 제보 조폭 출신, 다른 수감자에 ‘구형작업’하다 기소 전력

입력 | 2021-10-20 03:00:00

[대장동 개발 의혹]
‘돈다발 사진’속 명함에 기재된 업소
돈 건넸다는 2015년엔 존재 안해
이재명, 2007년 조직원 변론 맡아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돈다발 사진자료’를 꺼내든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을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18일) 국감에서 사진을 제시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조직폭력배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사진의 신빙성 문제가 제기된 상태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20억 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의 제보자는 박철민 씨(31)다.

박 씨는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사실확인서에서 “저는 약 12년간 (성남지역 조직폭력배인) 국제마피아파 핵심 행동대장급 일원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7년 경찰이 작성한 문서에는 박 씨를 “국제마피아파 조직에서 10년가량 활동을 하며 20대의 핵심 조직원이었던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표현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은 18일 국감에서 “(박 씨는) 경찰의 관리대상이 아니다. 행동대장도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씨는 2019년 6월 성남지청에서 상해, 공동 공갈, 폭행, 필로폰 투약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올 1월에는 “경찰관 비리, 연예인 마약 관련 범죄를 검찰에 대신 제보해 주고, 이를 근거로 구형에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동료 재소자에게 1억9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이른바 ‘구형 작업(범죄 제보하고 구형 선처 요청)’ 등으로 박 씨는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 의원은 박 씨가 2015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건넨 5000만 원이라며 현금 5만 원권과 1만 원권으로 구성된 돈다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박 씨가 운영했다는 렌터카 업체와 유흥업소 명함이 함께 찍혀 있다. 하지만 박 씨의 페이스북에는 똑같은 돈다발 사진이 2015년이 아닌 2018년 11월에 게시돼 있다. 박 씨의 명함이라고 소개된 유흥업소는 2018년 8월 문을 열었다. 구글 등의 지도 서비스를 종합해보면 2018년 10월에는 명함에 적혀 있는 주소지의 건물 외관에 해당 업체의 간판과 현수막이 붙어 있지만, 그해 4월의 사진에는 다른 상호의 커피숍 간판이 붙어 있다.

박 씨는 국제마피아파 출신인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이 후보와 은수미 성남시장과 유착관계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7년 이 대표를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했으며, 항소심 재판을 받던 이 대표는 8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당시 검찰은 이 후보와 은 시장과의 유착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지만 수사 단서를 찾지 못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는 2007년 국제마피아파 소속 조직원 2명의 변호사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은 시장은 2016년부터 약 1년간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과 운전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돼 벌금 90만 원이 확정됐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