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 신포 해상서 미사일 발사
통상 북한의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로 평가돼 왔다. 과거 북극성 계열의 SLBM은 모두 고각(高角)으로 발사된 뒤 500km 안팎 해상에 낙하했다. 실제 사거리는 최대 2000km 이상으로 대부분의 주일미군 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북한이 향후 SLBM의 사거리를 더 확장해서 괌이나 하와이, 더 나아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각각 공개된 신형 SLBM ‘북극성-4·5형’이 그 증거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미사일이 KN-23처럼 저고도에서 요격 회피를 위한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군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만약 풀업 기동이 확인될 경우 지상 발사형 KN-23을 ‘해상 발사형’으로 개량한 뒤 잠수함에 실어 핵기습 타격력을 극대화한 또 다른 신종 무기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짧은 사거리 등을 볼 때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된 ‘소형 SLBM’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행사장의 SLBM 전시 부스에는 2016년 8월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한 북극성-1형과 올 1월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5형과 함께 ‘미니 북극성’으로 추정되는 덩치가 가장 작은 SLBM이 처음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잠수함이 2016년 북극성-1형 발사 때처럼 선착장 인근에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먼 해상으로 나가 수면 아래에서 실기동 중에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LBM을 잠수함에 실어 최초로 실전적 발사를 시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신형 잠수함(3000t급)보다는 기존 신포급잠수함(2000t)을 활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최근 처음 시험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처럼 사전 포착과 요격이 힘든 단거리 SLBM 추정 미사일을 쏜 것은 한국을 겨냥한 핵기습 타격력의 극대화를 중단 없이 추진한다는 경고라는 분석이 많다. 군 당국자는 “극초음속미사일과 다종다양한 SLBM에 전술핵을 장착해 실전배치하면 한미 요격망이 쉽게 무력화될 것이라고 북한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