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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코로나 하루 사망 1015명… 英, 하루 확진 7일째 4만명 훌쩍

입력 | 2021-10-21 03:00:00

[코로나19]
유럽, 4차 유행 현실화 비상




유럽 주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다시 커지면서 ‘4차 유행이 현실화됐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영국과 러시아 등에서는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완화했던 방역조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23명으로 3월 9일(231명)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도 이날 4만3738명으로 13일부터 7일 연속 4만 명을 넘었다. 이날 러시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015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았다. 독일의 일일 확진자는 2만2340명으로 지난달 10일(3148명)의 7배 수준이었다. 이날 루마니아의 사망자는 574명, 우크라이나의 사망자는 562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였다.

러시아는 ‘4차 유행’을 기정사실화하고 봉쇄조치를 재도입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60세 이상 시민과 기저질환자는 이달 25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4개월간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도록 명령했다. 단,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경우엔 자가 격리 의무에서 면제된다. 또 해당 기간에 모스크바 관내 사업장들은 전체 직원의 30% 이상을 재택근무로 돌려야 한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 이유로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 꼽힌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승인했지만 효능에 대한 불신으로 18일 기준 접종률이 1차 35.7%, 2차 32.8%에 머문 상태다. 루마니아의 1차 백신 접종률은 34.0%, 우크라이나는 18.6%에 그쳐 있다.

백신 접종이 전체 인구의 70% 가까이 진행된 국가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고 있는 것은 백신 접종자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의 2차 백신 접종률은 18일 기준 67.5%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는 지난해 12월에 1차 접종을 시작해 올해 3월까지 2차 접종을 마쳤다. 3월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후 6개월 이상 지났기 때문에 면역효과가 약화되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백신 접종을 시작한 싱가포르도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싱가포르는 인구의 84%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데 19일 일일 확진자가 3994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았다. 백신 접종을 일찍 시작한 국가들이 최근 부스터샷(추가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고 접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위드 코로나’로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다 해이해진 방역 인식도 재유행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영국과 러시아는 7∼9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방역조치를 모두 해제했다. 영국 임피리얼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들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에 비해 ‘더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확진자 급증에 싱가포르는 당초 완화하려던 식사 인원 제한, 재택근무 등 방역 규제를 11월 21일까지 4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 소속 애덤 핀 브리스틀대 교수는 “일상이 정상화됐다는 인식 때문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며 “방역조치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2월에는 감염자가 더욱 증가하는 ‘겨울 파도’가 우려된다”며 “추가 백신 접종과 방역조치 재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