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해 일본 해상보안청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고 1시간 40분이 지난 뒤 해양경찰청에 사고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의 사고 접수가 늦어지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경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18분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168km 해상을 지나던 H상선이 72t급 홍게잡이 통발어선인 ‘제11일진호’가 전복된 것을 발견했다. 한·일 중간수역인 사고 해역이 일본과 가깝다고 판단한 H상선은 12분 뒤 무선통신설비(VHF)를 이용해 해상보안청에 신고했다.
20일 오후 독도 북동쪽 168㎞ 해역에서 72톤급 홍게잡이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이 급파한 경비함정이 높은 파고를 뚫고 사고 선박에 접근하고 있다.(동해해양경찰청 제공).뉴스1
제11일진호는 한국인 3명과 중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9명이 태우고 16일 오전 3시11분 울진군 후포항을 출항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시간을 19일 오후 11시로 보고 있다. 현재 선원 3명의 생사는 확인됐고 6명은 실종 상태다.
21일 오전 7시21분 사고 어선에서 4㎞ 떨어진 남쪽 해상에서 중국 선원 2명이 구조됐다. 사고 발생 추정시간으로부터 3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구조 당시 부표를 잡고 있었는데 다른 선원 3명도 함께 있다가 실종됐다고 진술했다. 선장 박모 씨는 선박 조타실에서 발견됐다.
해경은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해 민간 함선 도움까지 받으며 사고 해역을 수색하고 있지만 4m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