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젊은 세대에 희망을 주는 대선 치러야 한다[김형석 칼럼]

입력 | 2021-10-22 03:00:00

차기 정부, 현 정부서 계승할 가치 없어
화천대유 사건은 정치적 무능 보여줘
이 후보, 떳떳하다면 특검 요청해야
젊은 세대 위해서 진실과 정의 회복 필요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지난 한 달 동안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 선정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국가의 장래가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주어진 결론은 간단하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든가 은폐하는 지도자나 정당에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5년 동안 우리 정부는 무엇을 남겨주었는가. 이런 계획들만큼은 차기 정부가 책임지고 계승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 무엇인가. 정신적이고 정치 경제적 방향과 목표도 없었고 눈에 보이는 건설도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들은 다음 정권이 지금까지의 유업을 그대로 계승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어떤 희망의 약속도 남겨주지 못했다. 현 정부의 최대 목표인 북한 문제 개선에 기대를 가졌으나 출발 시점보다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동포 간의 연대는 단절되고 있다. 통일의 핵심은 정부 간 계약 체결보다 동포 간 신뢰와 사랑에 있다. 북한은 우리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국제무대에서 우리 정부는 고립되었는가 하면 때로는 동맹국가의 불신까지 짙어지고 있다. 그 잘못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세계질서 유지의 책임 회피로 오해받을 정도다.

국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경제 문제의 방향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희망과 기대는 보이지 않는다. 국론 분열은 국민의 애국심을 손실시켰고 공직자의 인사 행정은 국민들의 신의마저 배반했다. 여당 대통령 후보 선출과 더불어 드러난 문제가 화천대유 사건이다. 경제적 질서 문제보다도 정치적 무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재명 후보자는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한 정책을 개척했고 그 업적은 칭찬받을 만하다고 자찬했다. 그런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 후보자가 성남시장 때부터 대선의 꿈을 품고 있었으며 경기지사가 되면서도 그 정치적 야망을 갖고 일했던 것을 보아왔다. 당연히 그럴 수 있고 국민들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야망 때문에 주어진 공직을 소홀히 하거나 이용한다는 것은 공직자의 애국적 자세가 아니다.

대장동 개발 계획을 설계한 사람도 이 후보자이고 그 결과의 책임도 뒤따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한 과업을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가나 사회적 신의를 지킬 만한 업체에 맡기지 않고 친분과 연고가 깊은 개인들에게 맡겼다는 것은 행정책임자의 정도가 아니다. 국민들은 그 동기와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 자체와 직접 관계가 없는 법조계 인사들과 대법원 법관까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면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연결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그동안 진행된 사업 내부와 법원 안에서의 과정이 해명되지 못하면 대권 후보로서의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과 같이 정치적 관심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들은 진실을 밝히라고 요청 아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들과 같이 진실을 은폐하거나 국민들과의 유일한 소통 방법인 정직성을 배제한다면 국민은 현 정부와 후보자를 신뢰하지 못한다. 국가 존립의 정신적 기반인 진실과 정의가 더 이상 정권에 의해 버림받아서는 안 된다. 그 해결 방법이 특검이다. 여당에서는 대장동 사건의 범죄자가 야당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야당과 국민이 요청하는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 후보자도 앞장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검을 요청해야 한다.

왜 이런 걱정과 요청을 하는가. 기성세대들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아직 진실과 정의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 정치인들과 기성세대가 얼마나 큰 고통과 절망을 젊은 세대에 안겨주었는가. 자기 능력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잃게 했고 꿈을 빼앗았다. 그들이 같은 나이의 젊은이가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어지겠는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경제 질서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모르는가. 그런 일들이 벌어지도록 이끌어 준 책임자는 누구인가. 자포자기한 청소년들이, 우리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욕심으로, 어린 나이에 범죄자가 된다. 10대들이 보험금을 노려 여자 친구를 죽이려고도 했다. 고의로 교통사고를 저지른다. 그런 이들이 내 아들딸이나 사랑을 받지 못한 제자였다고 생각해 보자. 이미 우리들 자신이 진실과 정의는 물론 선악 관념까지 상실해 가는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과거와 현실에서 벗어날 책임을 감당할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의 잘못을 모르는 기성인들이 젊은 세대의 희망까지 빼앗아서는 안 된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