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압수수색 직전 2시간 통화 元 “李 뜻 알고 유 달랠 사람” 주장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자택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인물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복심”이라고 21일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와 관련 있는 사람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걸 봤는데, 그게 유동규인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 전 지사는 “누군지 말할 수 없다”면서도 “유동규가 꼭 통화를 해야 하는 사람, 유동규에 대해서 자세히 실태 파악을 하고, 필요하면 ‘딜’도 하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지난달 29일 검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하기 직전 누군가와 2시간 정도 통화한 후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당시 통화한 인물을 ‘대장동 의혹’ 규명의 핵심 열쇠로 지목해왔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압수수색 당시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자책골을 넣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가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으면서도 자살 시도를 한 것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깝거나 또는 밀착 감시해 왔음을 오히려 입증한 꼴이 됐다는 얘기다.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원 전 지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통화한 인물이 “(이 지사의) 완전 복심이면서 유동규까지도 잘 알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토사구팽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유동규는 처해 있다”며 “이재명의 뜻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이 후보와) 중간 연결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통화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자살 시도를 알게 된 경위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결정적으로 막을 수도 있는 사람이 자살 약을 먹었다는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는지 기억을 못 하나. 그 천재가 그걸 기억 못 하나”라며 “치명적인 실수다. 그 발언을 보고 우리 팀은 만세를 외쳤다”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