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남욱 “유 요구해 집에서 3억 건네”, 정영학 녹취엔 ‘유에 700억 전달법’ 주식 고가 매입-투자-증여 등 거론… 유 “사공 많아 옵티머스꼴 날수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부정 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유 전 직무대리의 공소장은 구속영장과 차이가 난다.
우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5억 원의 뇌물 혐의가 공소장에서 빠졌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대장동 개발 이익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1822억 원만 배당하고, 나머지 4040억 원을 모두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준 것을 배임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범 관계 및 구체적 행위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속영장에는 2013년 위례신도시 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 씨에게 3억 원을 받았다고 했는데, 공소장에는 공여자가 대장동 개발업체로 바뀌었고, 액수도 5000만 원가량 늘어났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유 전 직무대리의 분당 자택에 뇌물 3억 5200만 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사장 직무대리 요구에 따라 돈을 건넨 것”이라며 “내가 5000만 원, 동업자였던 정영학 회계사가 아파트 담보로 2억 원,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재창 씨가 5000만 원을 내 총 3억 원가량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과 별도로 2013∼2014년 동업자들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녹취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유 전 직무대리 몫의 배당금 700억 원을 전달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녹취록에서 김 씨는 유 전 직무대리의 실소유 회사(유원홀딩스)의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사들여주거나, 회사에 투자해주는 방법, 단순 증여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고 한다. 유 전 직무대리가 김 씨에게 “대장동에 사공이 너무 많아졌다. 이러면 비밀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잘못하면 옵티머스처럼 불꽃이 터진다”고 항의하는 내용도 녹취록에 있다고 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