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은 21일(현지시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이어져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운 뒤 하반기에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는 수요 증가로 내년에 배럴당 74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이날 웹페이지에 게시한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대비 올해 평균 8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하반기부터 공급 병목이 완화되면서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한다”며 “잠재적으로 경제 성장을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한 코세 WB 전망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책임자는 “에너지 가격 급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단기적으로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지속될 경우 에너지 수입국들의 성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자재 가격의 급반등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물가 변동은 지난해 세계적 불황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있어 국가들의 정책 선택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일부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던 지난 2011년 수준까지 오르거나 초과했다. 천연가스, 석탄 가격은 수요 완화와 공급 개선으로 내년 하반기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공급 제약과 전력 수요 반등 속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기적으론 낮은 재고와 지속적인 공급 병목 현상으로 추가적인 가격 폭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WB는 지적했다.
WB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세계 성장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천연가스 대체품으로 원유를 사용하는 것은 수요 전망에 중요한 상승 위험을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금속 가격은 올해 48% 오른 뒤 내년에 5% 하락하고, 농산물 가격은 올해 22% 상승한 뒤 내년에 공급 여건이 개선되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존 배프스 WB 전망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 상승은 다른 상품 생산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비료 생산이 감소했고 비료 가격 상승은 주요 식량 작물 비용을 증가시켰으며,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알루미늄과 아연 등 일부 금속 생산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