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발사되고 있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누리호는 길이 47.2m에 200톤 규모로, 엔진 설계와 제작, 시험과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2021.10.21/뉴스1 © News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미완의 성공으로 남았다. 지난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를 떠난 누리호는 1단, 2단 엔진 분리 및 3단 엔진 정지, 위성 모사체(더미) 분리까지 순차적으로 성공했지만, 위성 모사체를 궤도 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엔진 조기 종료가 원인으로 꼽힌다.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져 제 속도가 나오지 않은 탓이다. 궤도 안착에 실패한 위성 모사체는 분리된 후 45분 후 추락해 호주 남단 공해상 400km 지점에 떨어졌다. 정부는 2~3주 내 조사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원인 분석에 나설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권혁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사위 구성은 항우연 쪽과 얘기해서 어떤 원인이 큰지 분석해 관련 분야 전문가를 섭외해야 한다”며 “여러 원인 가능성을 확인해야 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으로선 조사위 구성이 언제 완료될지는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2~3주 이내로는 구성하고 빨리 조사에 들어가야 원인을 찾고 다음 발사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7시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 비행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돼 위성 모사체가 고도 700km의 목표에는 도달했지만 7.5km/s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인 521초 동안 연소 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된 게 원인이다. 46초가 부족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엔진 문제보다는 가압시스템이나 밸브 오작동 문제로 추정하고 있다.
누리호가 21일 오후 5시 예정대로 발사됐지만, 위성 모사체(더미)를 궤도 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해 ‘절반의 성공’으로 남았다. © News1
이어 그는 “3단 추진기관시스템에도 추진제 공급하는 밸브가 30여 가지 종류에 40, 50개가 들어가있고, 7톤 엔진에도 자체 밸브나 각종 부품이 많다. 어떤 것 하나가 제대로 기능을 못 하면 원하는 추력을 내지 못한다”며 “비행 전에 탑재된 추진제는 실험했던 대로 충분히 충전해서 문제없을 것 같다. 가압시스템이나 밸브 오작동 문제가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원격 계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진 조기 종료 원인을 분석 중인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조사위를 구성해 원인 파악 후 문제를 개선해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에 나설 예정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아직은 추가로 밝혀진 내용이 없으며 데이터 분석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위성 모사체는 분리된 후 45분 후 추락해 호주 남단 공해상 400km 지점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