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檢공소장에 담긴 대장동 개발 전말
유동규, 2012년 남욱에 “공사설립 도우면 민관개발 사업권 줄것”
檢공소장에 담긴 대장동 개발 전말
지난달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 파일 등은 2019∼2020년 상황이 주로 들어 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녹취파일을 모두 입수한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와 대장동 개발업자의 오랜 유착 관계를 유 전 직무대리의 A4용지 8장 분량의 공소장에 기재했다고 한다.
○ 공사 조례안 통과 뒤 금품 요구
대장동 개발 방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에 재선된 직후인 2014년 확정됐는데 유 전 직무대리는 남 변호사에게 민관합동 방식까지 언급한 것이다. 공교롭게 유 전 직무대리는 2012년 4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을 민관합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남 변호사는 “협조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된 지 한 달 뒤 유 전 직무대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니네 마음대로 해라”라는 취지로 남 변호사에게 이야기하면서 “2주 안에 3억 원만 해달라”고 요구했다.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 정재창 씨와 돈을 갹출해 같은 해 4∼8월 서울 강남구의 룸살롱과 일식집 등에서 3억520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
○ 화천대유에 유리한 심사-수익구조 설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3년 9월 12일 출범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4년 7월 기존 사업자인 정재창 씨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2014년 말∼2015년 2월 김 씨와 남 변호사에게 “민간사업자 선정에 각종 편의를 봐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화천대유가 배당금을 통한 수익은 물론이고 수의계약을 통해 취득하는 5개 블록의 택지에서 직접 시행하는 분양수익을 통해서도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수익을 1822억 원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배당수익(4040억 원)과 5개 블록의 분양 수익(3000억 원 추정)을 모두 화천대유에 돌아가게 했다.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가 받기로 약속한 700억 원의 뇌물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 “대장동은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
검찰은 유 전 직무대리의 공소장에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한다. 판교신도시 남쪽에 인접해 위치하고 있는 입지 조건과 판교테크노밸리 사업의 성공 등으로 그 일대에 지속적인 택지 수요가 발생하고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검찰은 “대장동은 분당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면서 향후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경우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던 지역”이라고 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