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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등반로서 사망한 한국계 일가족 사인은 ‘열사병’

입력 | 2021-10-23 15:36:00


올 여름 미국 서부의 한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계 일가족 3명의 사인이 열사병과 탈수증으로 결론 내려졋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에 다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매리포사카운티 보안관실은 전날 지난 8월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 등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계 일가족 3명에 대한 사인을 발표했다.

숨진 일가족 3명은 영국인인 조너선 게리시(45)와 한국계 아내인 엘런 정(30), 그리고 한 살배기 딸인 미주 정 게리시로, 수사 당국은 이들의 사인이 “열사병과 탈수증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이들은 기온이 42.7도에 이르는 가운데 등반을 했다”며 “등반 도중 물이 바닥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가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반려견도 고온과 관련된 문제로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매리포사 카운티에서 열사병으로 숨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 지역에서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일가족은 지난 8월 17일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 등반로에서 기르던 개와 함께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일가족의 시신에는 상처나 외상 등 타살의 흔적이 없었으며,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이 없어서 사망 원인은 지난 두 달 간 미스터리였다.

당국은 사망 현장 인근의 강에서 확인된 독성 조류에 노출돼 사망했을 가능성, 인근 폐광에서 나온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였으나, 조사 결과 이들은 강물을 마시지 않았으며 폐광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두 달 간의 수사 결과 이들은 열사병과 탈수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결론 지어졌다.

이들은 지난 8월15일 오전 8시께 등반을 시작했다. 등반 시작 당시 온도는 23도 가량이었으나 이후 기온이 빠르게 올라 42도를 넘어서면서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등반로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이었으며, 3년 전 발생한 화재로 그늘이 될만한 나무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가족과 함께 발견된 등에 메는 2.5L짜리 물통도 발견 당시 비어 있었다.

이들은 배낭형 캐리어에 아기를 태우고 약 10㎞를 등반했다. 등산로 입구에 주차해둔 차량까지 2.6㎞를 남겨둔 위치에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게리시는 영국인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내를 만나 2020년 3월 매리포사로 이사했다. 게리시는 메신저 서비스 스냅챗에서 일했고 정씨는 가정치료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