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전국 주유소 휘발유 주간 평균 가격이 약 7년 만에 L당 170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려면 인하 이후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유류세 인하분보다 휘발유 가격이 더 올라 실제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유류세 15% 내리면 휘발유 가격 7%↓
24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45.2원 오른 L당 1732.4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간 평균 판매가격이 1700원을 넘은 건 2014년 12월 첫째 주 이후 약 7년 만이다. 가격 상승폭도 5주 연속 커지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서울의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36원 오른 1808.6원이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L당 2000원을 이미 훌쩍 넘었다. 전국 주유소의 경유 판매가격은 L당 1530.4원으로 전주 대비 46.8원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전주보다 1달러 오른 배럴당 83.2달러였다. 석유공사 측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지속적인 고용시장 개선, 모건스탠리의 내년 유가 전망 상향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소비자 체감, 2주 정도 시차 있을 듯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대한 빨리 유류세를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시행령 개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다음달 둘째 주부터 유류세를 내려도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들이 보유한 재고 물량을 소진한 이후부터 낮아진 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격이 떨어지기까지 2주 정도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유소별로 가격을 낮추는 시기도 다르다. 2018년 유류세 인하 때는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에서 먼저 가격을 내려 소비자들이 직영주유소에 몰리는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유류세 인하의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 사이 국제유가가 더 올라 유류세 인하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18년 당시보다 높은 점을 감안해 할인율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정협의 등을 거쳐 최종 인하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세종=주애진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