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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미호강 살리기 프로젝트’ 본격 추진

입력 | 2021-10-25 03:00:00

음성군서 발원해 세종시까지 연결
금강지류로 충북 면적의 25% 차지
2032년까지 6500억 투입해 개발




충북 중부권의 젖줄인 미호강(江)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된다. 충북도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발주한다고 24일 밝혔다.

학술 부문과 기술 부문으로 나눠 추진되는 이 용역의 과제는 미호강 현황 조사, 여건 분석, 기본 구상 및 기본 계획 수립, 타당성 분석 등이다. 용역비는 8억 원이며, 18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도는 제안서 평가 점수와 입찰 가격 점수를 합산해 협상 적격자를 결정하고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용역은 12월 중순 시작돼 2023년 상반기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호강은 음성군 삼성면에서 발원해 진천과 증평, 충주를 지나 세종시까지 연결된다. 금강 지류 가운데 가장 큰 하천으로, 유역 면적은 충북 전체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미호강 유역에는 충북 전체 인구의 66%가 살고 있다. 이들 지역내총생산(GRDP)량은 충북 전체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무한한 잠재력과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호강은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각종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수질이 급격히 나빠져 현재 3, 4등급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도는 이런 미호강의 수질을 개선하고 주변에 친수 여가공간을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를 지난달 발표했다. 수질을 1등급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갈수기에 하천 바닥이 보일 정도로 ‘건천화(乾川化)’된 하천의 물을 확보한 뒤 역사테마공원, 생활체육공원, 유원지 등을 만드는 것이다. 내년부터 2032년까지 국비 2000억 원, 지방비 2300억 원, 민자 2200억 원 등 65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이다.

세부적으로, 수질 개선을 위해 청주·진천·음성의 미호천 단위유역을 ‘수질개선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또 수질 정화를 위한 4개의 인공습지를 만들어 도로와 축사, 농경지 등의 오염물질이 하천에 들어오는 것을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청주 무심천으로 공급받는 대청댐 용수를 현재의 하루 8만 t에서 20만 t으로 늘린다. 정북동 일원에는 토성과 연계한 역사문화 테마공원을, 원평동 일원에는 놀이시설과 식물원 등을 각각 조성한다. 오송읍 일원에는 호안(護岸) 정비 때 나오는 모래를 재활용해 대규모 백사장을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인 풀꿈환경재단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천 수질을 개선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토공 사업이나 하천변 놀이공원 조성 등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을 통해 경험했듯이 인위적인 원인으로 망가진 자연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려면 몇 배의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며 “하천 수질 개선은 계속돼야 하지만 하천변 놀이공원 조성은 20세기다운 낡은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