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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손준성 체포영장 기각되자…조사없이 구속영장 직행 ‘이례적’

입력 | 2021-10-25 19:03:00

사진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에 대해 23일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 및 개인정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올 1월 출범한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처음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손 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검사와 수사관 등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자료 수집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고발장을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 측에 전달한 혐의도 있다. 공수처는 이번 주 김 의원을 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에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10일 손 검사의 자택과 대구고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공수처는 지난달 4일부터 손 검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불응하자 20일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 체포영장이 기각된 피의자에 대해 조사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일정 조율 과정에서 손 검사 측이 보여준 일관된 불응 태도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체포영장 재청구를 통한 출석 담보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보았다”면서 “대신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법관 앞에서 양측이 투명하게 소명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처리 방향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밝혔다.

반면 손 검사 측은 “공수처는 ‘(다음달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해 당장 출석해야 한다며 출석을 종용했는데, 야당 경선에 개입하는 수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의도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은 캠프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가 정치공작의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냐”며 반발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야당 경선일에 임박해 정치공작을 벌였다”며 “명백한 선거개입이자 선거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