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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방가스 누출’ 스위치 근처 작업자 확인

입력 | 2021-10-26 03:00:00

스위치 작동 여부 등 연관성 조사
사망 1명 추가… 모두 3명으로 늘어




서울 금천구의 한 신축 건물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진압용 가스 방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 당시 가스 방출 스위치 근처에 있었던 작업자의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은 건물에 화재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작동시키는 스위치가 수동으로 눌러졌다고 보고 이 작업자의 당시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23일 사고 발생 직후 위독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40대 남성 A 씨가 이날 오전 1시경 숨졌다. 이에 따라 사고 당일 숨진 2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질식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가스가 방출될 당시 ‘수동 방출 스위치’ 근처에 머무르고 있던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스위치) 근처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다만 그 사람이 스위치를 눌렀는지, 스위치 조작이 가스 방출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합동 정밀 감식을 통해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동 방출 스위치가 있는 수동 조작함은 지하 3층 복도에 설치돼 있다. 사망자들이 발견된 지하 3층 발전기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소화설비 조작함에는 수동 방출 스위치뿐만 아니라 방출 지연 스위치도 함께 달려 있다. 경찰은 화재 설비 오작동으로 가스가 방출되자 누군가 가스 방출을 멈추기 위해 장비를 조작하다가 수동 방출 스위치를 눌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산화탄소 소화 설비는 해당 공간에 있는 사람이 제때 대피하지 못할 경우 질식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가스 방출 직전 경고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경고음이 정상적으로 울렸는지, 작업자들이 경고음을 듣고도 대피하지 못한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용인=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