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간, 손상돼도 정상적으로 기능… 암 발병시 통증 느끼기 어려워 오른쪽 윗배 통증-소화불량 등… 방치했다간 손쓸틈없이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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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심 기자
간암의 주요 증상은 오른쪽 윗배의 통증,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소화 불량 등 일상 속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증상이다. 방심하고 지나치기가 쉽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간암이 발생하면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나 배에 물이 차는 복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암이 많이 진행된 후에 발생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간암 환자 절반 이상은 암이 이미 악화된 ‘3기 이상’을 진단받았다.
간암은 조기진단도 어렵지만 치료도 쉽지 않다. 간암 환자 90%는 진단 시점에 간경변증 또는 만성 B형간염을 동반하고 있다. 이에 수술이나 간 이식과 같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치료는 약 30%의 환자에게만 시행되고 있다. 간암 치료를 받더라도 약 5∼10년 후에 간염, 간경변증 등 기저질환이 암 재발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요법을 가장 우선적으로 권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과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을 함께 쓰는 면역항암요법은 기존 치료법 대비 사망 위험을 42%, 질병 진행을 41% 낮춰준다. 이는 현재 사용하는 치료옵션 중에서 생존기간을 가장 길게 연장해주는 것이다.
김강모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은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행된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재발이 많아서 예후가 불량한 암으로 분류된다”며 “만성 B형과 C형 간염, 간경변증 등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고위험군은 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아 진단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진행성 간암 치료법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최근 면역항암치료제 등 여러 치료제가 등장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진행성 간세포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절망하지 말고 의료진 권고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