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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 속…기시다 베이징올림픽 참석할까

입력 | 2021-10-27 11:34:00


올해 도쿄올림픽 개최국이었던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로 베이징올림픽 개최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다.

27일 지지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림픽 외교의 일환으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일본 정부 인사를 초청할 경우 기시다 총리가 어려운 대응을 압박받게 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올림픽 외교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올림픽 주최국은 개막식에 맞춰 각국 인사를 초청하는 게 일반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속 치러진 도쿄 하계 올림픽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참석한 각국 정상은 20명도 되지 않았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 개최국이기에 참석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도쿄올림픽에 장관급인 국가체육총국 거우중원(苟仲文) 국장을 보냈다. 시 주석은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침해 문제, 홍콩 문제 등으로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외교 보이콧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유럽의회는 홍콩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유럽연합(EU) 회원국에 권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하원도 중국 인권 탄압 등으로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 하자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6월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동맹국 등과 공동 접근법을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지난 5월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 유럽 등이 본격적으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정상급과 각료 파견 보류를 요구할 경우 일본도 대응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

기시다 총리가 총재인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신중한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민당 보수계 의원은 “(중국의) 센카쿠(尖閣) 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해 침입은 계속되고 있으며 (신장) 위구르는 인권 침해 사실 관계 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엄정 대응을 요구했다. 센카쿠 제도는 중일 영토분쟁 지역으로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다른 중견 의원은 “중국은 도쿄올림픽에 대해 장관급을 파견했으나 (일본에서는) 문부과학상을 파견하면 된다”며 정상급 참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2022년은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다. 게다가 2020년 봄으로 예정됐던 시 주석의 국빈 방일도 코로나19로 연기된 채 흐지부지됐다. 만일 시 주석이 베이징 올림픽에 초청한다면 단호하게 거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일본은 미국, 유럽 국가들과 지정학적으로 다른 입장이다. 독자적인 판단을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 유럽 등의 움직임과 여당 내 논의, 국내 여론 등을 근거로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어렵게 결정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