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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로 미세먼지 감축… 숨쉬기 편한 마포”

입력 | 2021-10-28 03:00:00

[우리동네 자치단체장]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이 나무 500만 그루 심기, 주거 복지사업, 자영업자 지원 등 구의 각종 정책을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만나는 주민들마다 나무가 늘었고 동네가 깨끗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59)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크게 달라진 것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유 구청장은 2018년 당선되기 전 마포에서 구의원 두 번, 시의원을 한 번 역임했다. 그만큼 마포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그는 2019년 나무 500만 그루를 2027년까지 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 구청장은 “나무 심기는 더욱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폭염, 도심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500만 그루를 심으려면 축구장 16개 크기의 땅이 필요한데 마포에 그만한 땅이 어디 있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유 구청장은 골목과 자투리땅으로 시선을 돌리자고 설득했다. 덩굴장미, 라일락 같은 꽃나무로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자는 것이었다. ‘당인리발전소’로 잘 알려진 서울화력발전소에도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소나무 사철나무 등 64종 17만여 그루를 심었다.

주민들의 참여도 유도했다. 출생이나 입학, 결혼, 승진 등 기념일에 나무를 심고 이름표를 붙여 가꾸도록 하는 ‘1가구 1나무 가꾸기’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9월 말 기준 221만5000여 그루가 마포구에 새로 뿌리내렸다. 목표의 약 44%를 달성했다. 유 구청장은 “79t 이상의 미세먼지를 줄이고 에어컨 15만 대를 매일 4시간씩 가동한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자치구가 직접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MH마포하우징’도 손꼽히는 정책이다. 재난이나 강제퇴거, 가정폭력 등으로 급하게 거처가 필요한 주민이나 저소득층에 살 곳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과 협력해 신혼부부나 청년 등에게도 주거시설을 공급할 계획이다.

유 구청장은 “처음 이 공약을 만들 때는 ‘표가 되지 않는다’는 주변의 반대가 많았지만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영국 학자 콜린 클라크의 말을 떠올리며 사업을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청년일자리 사업의 경우 실제 기업에 필요한 업종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해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마포에는 홍대입구, 합정 등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지역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상인들의 피해도 큰 편이다. 유 구청장은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 직격탄을 맞으니 상인들에게 ‘우리 스스로 방역수칙을 지키고 노력하자’고 수차례 당부했다”며 “지금도 청년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며 즐길 수 있게 계도 위주의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그는 “반세기 가까이 마포에 살면서 씨앗을 뿌렸다면 지금은 구청장으로서 그 열매를 거두는 시기”라며 “열매를 지역주민과 함께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