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힘찬병원 손강민 원장
70대 후반 김성자(가명) 씨는 얼마 전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오다 미끄러지고 말았다. 바닥에 물기가 조금 있었는데, 무심코 슬리퍼를 끌다 일어난 불상사였다. 뒤로 미끄러지면서 변기에 머리가 부딪히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손목과 엉덩이뼈에 무리가 갔는지 일어설 수 없었다. 부랴부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손목이 붓고, 고관절 통증이 심해 한동안 일상생활조차 어려울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 씨가 겪은 사고는 낙상에 속한다.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몸을 다치는 것’이라는 사전적 정의처럼 갑작스럽게 땅이나 다른 물체를 향해 몸이 미끄러지거나 떨어져 일어나는 사고다.
낙상 사고는 비교적 흔하지만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찰과상, 멍, 열상 같은 가벼운 손상에 그치면 다행이지만 손목 골절, 척추 골절, 고관절 골절, 두부 손상 같은 매우 심한 손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근력운동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면 순발력과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트레칭 같은 유연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생활환경을 살펴보는 것도 낙상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흔히 낙상은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이나 한겨울 빙판길에서 자주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실내에서의 낙상도 많다. 몸에 잘 맞지 않는 보조기구를 사용하고 있다든지, 침대와 의자 등의 높이가 맞지 않거나 미끄러지기 쉬운 화장실 바닥, 욕조, 변기 등에 지지대가 없을 때도 낙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노약자들의 경우 앉거나 일어설 때 어지럼증으로 인해 바닥에 넘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의약품 복용 시 졸음이나 현기증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해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다. 또 야간에 화장실을 이용할 때 문턱에 걸리거나 가구에 부딪혀 넘어질 수 있어 동작센서가 있는 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습기가 많은 장소, 미끄러운 대리석 바닥, 계단, 에스컬레이터 등에서도 낙상이 잘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평소 낙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을 파악해두면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힘찬병원 손강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