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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이나 수술, 점프력 떨어져도 이 남자가 뜨면 떤다

입력 | 2021-10-29 03:00:00

현대캐피탈 질주 주역 문성민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2021∼2022 도드람 V리그 경기 도중 서브를 넣을 채비를 하고 있다. 문성민은 서브 파워가 전성기 때보다 줄었지만 구석구석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으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뒤흔들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문성민이 돌아왔다.”

시즌 개막 전 약체라는 평가가 우세했던 현대캐피탈이 2021∼2022 도드람 V리그 시즌 초반 잘나가고 있는 이유는 이 여덟 글자로 설명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개막을 맞이한 현대캐피탈은 시즌 첫 네 경기를 소화한 27일 현재 3승 1패로 승점 9를 기록하며 순위표 제일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 문성민(35)처럼 자주 돌아온 선수도 없다. 이미 세 차례나 무릎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재활을 거쳐도 예전 같은 점프력이 나오지 않는 나이가 됐다. 그러면서 문성민은 자연스레 허수봉(23)에 이은 팀 내 두 번째 공격 옵션으로 내려왔다. 문성민은 이날까지 득점(67점)과 공격 성공률(53.7%)에서 모두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허수봉은 득점(107점)과 공격 성공률(58.8%) 모두 전체 2위다.

그래도 현대캐피탈은 여전히 문성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팀이다. 선수 생활 내내 팀 구성에 따라 서브 리시브 부담이 있는 레프트와 주 공격수 자리인 라이트를 오갔던 문성민은 이번 시즌에는 한 경기 안에서도 세트마다 두 포지션을 번갈아 뛰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매 경기 ‘준비된 조커’로 코트를 밟고 있는 셈이다.

현대캐피탈이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에 3-2(25-21, 16-25, 22-25, 25-20, 15-10) 재역전승을 거둔 27일 안방 대한항공전 때도 그랬다. 1∼3세트에 문성민을 레프트로 출전시킨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세트스코어 1-2로 패배 위기에 몰린 4세트가 되자 문성민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4세트 공격성공률 66.7%를 기록한 문성민은 서브 득점까지 2개를 곁들이면서 경기를 최종 5세트까지 끌고 가게 만들었다. 최 감독은 5세트 때도 문성민을 라이트로 기용하면서 결국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 경기 중계를 맡은 김세진 KBSN 해설위원은 “사실 현대캐피탈 세터 김명관(24)이 몇 차례 세트(토스) 미스를 저지르면서 라이트 허수봉과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을 노출했다. 그런데 문성민은 공을 조금 잘못 올려줘도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 코트에 깔끔하게 꽂아 넣으면서 김명관의 기를 살려줬다. 그 덕에 현대캐피탈이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문성민이 라이트로 들어가면 현대캐피탈은 상황에 맞는 선수를 레프트 자리에 넣을 수 있는 여유를 얻기 때문에 경기를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신인 레프트 홍동선(20)이 이날 8점을 올리며 인상적으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도 문성민이 양쪽 날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문성민은 자기 이름보다 팀을 더 앞세운다. 문성민은 “모든 선수가 오프 시즌 동안 열심히 훈련을 했다. 그 덕에 코트 위에서 서로 믿고 즐겁게 배구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팀 성적도 잘 나오는 것 같다”며 “개인적인 욕심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최선을 다해서 뛰는 게 이번 시즌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카드, 한국전력 꺾고 첫승


한편 남자부 우리카드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한국전력에 3-0(25-18, 25-23, 25-17) 완승을 거두고 4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흥국생명을 3-1(15-25, 25-20, 25-15, 25-18)로 물리쳤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