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확장하는 작곡가 윤석철씨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던 타다 서비스가 오늘부터 운행을 멈췄습니다.’
“연출가(권명국 감독)께서 윤석철트리오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 작품을 촬영할 정도로 평소 팬이었다며 제안을 주셨지만 고민이 엄청 많았습니다.”
영화는 타다 운영사인 VCNC 직원들의 분투를 주로 그린다. 하지만 잔상이 오래 남는 장면은 차창 밖으로 이어지는 대도시 서울의 낮과 밤 풍경이다. 스크린 위로 윤석철의 이율배반적 음악, 즉 리듬은 경쾌하나 음표는 젖어 있는 선율들이 스칠 때의 공감각을 형언하기 힘들다.
윤 씨는 “무거운 악기를 싣고 공연장에 오갈 때 타다 베이직을 종종 이용해 봤지만 작곡가로서는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작곡 착수 전, 타다를 둘러싼 첨예한 쟁점과 의견을 최대한 많이 공부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미술 분야에서도 활약 중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내년 1월 2일까지 열리는 국내외 작가들의 특별기획전 ‘dreamer, 3:45am’, 김희수 작가의 ‘Normal Life Be Normal&People’(11월 28일까지 종로구 갤러리애프터눈)에도 음악을 보탰다.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을 찾아 ‘dreamer, 3:45am’전을 관람 중인 음악가 윤석철 씨. 윤석철 씨 제공
그는 “화면 속 입자처럼 색소폰 음향 역시 바람에 날리듯 공간 속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후반부 주제 선율은 망각의 세계로 저무는 꿈을 보는 허무감에 정신을 집중하며 피아노 위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창작했다고.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영화관과 전시장에서 울리는 저의 음악은 묘한 쾌감을 주더군요.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예술매체와 협업하고 싶습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