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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물가도 불안… 쪽파 61%-소금값 42% 뛰고, 배추 공급 줄어

입력 | 2021-10-29 03:00:00

[글로벌 인플레 비상]
깐마늘-고춧가루 등 가격도 오름세, 배추무름병 번지면 비용 더 상승
4인 가족 김장비 30만원 넘을수도… 정부, 재료 비축물량 공급 늘리기로
“포장김치 사먹겠다” 김장포기 늘어… 맛-주문량 맞춤 판매 플랫폼 등장






서울에 사는 40대 주부 김모 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김치를 담그는 대신 사먹을 작정이다. 김 씨는 “원래 적은 양이나마 직접 김치를 담가서 먹었는데 요즘 채소 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김장 비용이 부담스럽다”며 “담가 먹는 수고 등을 고려하면 다양하게 잘 나오는 포장김치를 사먹는 게 차라리 낫다”고 했다.

11월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 추위’까지 겹쳐 양념채소 등 김장 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김장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년 김장 비용이 올라 직접 김치를 담그는 대신 포장김치를 사먹는 ‘김장포기족’(김포족)도 늘어나고 있다.

○ 쪽파 61%, 깐마늘 28%, 고춧가루 16% 상승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의 재배면적이 최근 5년 평균치(평년) 대비 7% 감소한 탓에 생산량도 평년에 비해 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가을무의 재배면적도 줄면서 생산량은 평년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1, 12월 가을배추의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5% 정도 오른 포기당 2300∼2500원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무는 개당 900∼1250원 선으로 평년보다 쌀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강원,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배추무름병(배추가 짓물러 썩는 병) 피해가 확산하면 정부의 예상과 달리 가을배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깐마늘과 쪽파 같은 양념채소와 고춧가루, 소금 등 김장에 쓰이는 다른 재료들의 가격은 이미 평년 대비 크게 오른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7일 국산 깐마늘의 소비자가격은 kg당 1만2109원으로 평년 대비 28% 비싸다. 국산 고춧가루도 kg당 3만4042원으로 16.3% 올랐다. 쪽파는 1kg에 8820원으로 61.1% 급등했다. 굵은소금은 5kg 가격이 1만444원으로 평년 대비 42.4% 상승했다. 배추와 무 가격까지 불안해지면 올해 4인 가족(20포기) 기준 김장 비용이 작년처럼 30만 원을 넘길 수 있다. a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30만5377원까지 올랐다.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와 일부 품목의 작황 부진 영향이 컸다.

○ ‘김포족’ 늘자 맞춤형 김치 판매 플랫폼 나와


정부는 다음 달부터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꾸리고 수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장철인 11월 하순∼12월 상순 배추 출하량을 평소의 1.37배로 늘리고, 비축해둔 깐마늘 1000t을 공급하기로 했다. 11월 11일∼12월 8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 쿠폰을 활용해 김장채소류와 돼지고기를 20∼30% 할인 판매한다. 이 기간 쿠폰 한도도 기존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늘린다.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배추, 무, 마늘 등 김장채소를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한다.

직접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사먹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김포족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이달 7∼12일 소비자 631명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구 김장 규모는 22.1포기로 평년(22.8포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는 늘어나는 김포족 수요에 맞춘 맞춤형 포장김치를 내놓고 있다. 할인 행사는 기본이고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마련해 소비자가 원하는 맛의 김치를 맞춤형으로 필요한 만큼만 판매하기도 한다. 대상은 늘어난 포장김치 수요에 맞춰 맞춤형 김치 주문 온라인 플랫폼인 ‘종가집 김치공방’을 올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원하는 맛의 김치를 필요한 양만큼 주문 받아 당일 출고한다고 선전한다. CJ제일제당도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 이달 31일까지 김치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획 상품을 최대 29%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