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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김정은, 김일성·김정일 수준 정치 위상 확보”

입력 | 2021-10-29 14:39:00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제71주년 건군절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인민무력성에서 연설하는 김 위원장. 2019.2.9. 뉴스1


북한 내부에 ‘김정은주의’가 등장하고 당 회의장에 김일성과 김정일 사진이 사라진 데 대해, 통일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10년 차를 맞아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는 동향이 파악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29일 통일부 차덕철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하고 당규약 개정을 통해 수반으로 지칭하며 사실상 선대 수준의 정치적 위상을 확보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 부대변인은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 등 선대와 차별화하는 통치 사상의 강화, 확산의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라며 다만 “국회 정보위원회 브리핑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동향을 보고했다.

다만 국정원 관계자는 “사상 체계를 정립했다거나 이런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현재 북한 관영매체 등 공개된 자료에서는 아직 해당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차 부대변인은 “현재까지 북한이 김정은주의를 공식적·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은 만큼, 통일부는 그 의도 등을 예단하기보다는 관련 동향을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최고 지도자로 집권한 김 위원장의 김정은주의의 토대는 앞서 여러 차례 언급한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우리국가제일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인민이 바라고 덕을 볼 수 있는 일이라면 천사만사를 제쳐놓고 무조건 하는 멸사 복무기풍”이라며 인민대중제일주의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국가제일주의 역시 김 위원장이 김정일 시대 제기됐던 ‘우리민족제일주의’를 대신해 2019년부터 집중 강조한 사상으로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 건설을 위한 발전 담론이다.

과거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공식화하기 이전에도 관련 사상을 내부에서 비공개적으로 설파하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이번 김정은주의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북한 매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