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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 2년6개월만에 3%대로 상승

입력 | 2021-10-30 03:00:00

9월 3.01%… 한달새 0.13%P 올라, 기준금리 인상-대출규제 강화 영향
이달 최고금리 5% 넘은 은행도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4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연 3%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4%를 넘어서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9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연 3.01%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9년 3월(3.04%)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는 한 달 새 0.13%포인트 상승하며 2016년 11월(0.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전달보다 0.18%포인트 오른 4.15%로 2년 3개월 만에 4%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도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5%마저 넘어섰다. 대출 금리의 선행 지표인 국고채 금리도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103%에 마감하며 2018년 8월 3일(2.108%)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도 평균 4%대… “내년 더 오를것” 주담대 금리 3%대로 상승


은행들이 가계대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담보가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담보 없이 신용으로 돈을 빌리는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은 이례적인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9일 현재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3.88∼5.08%로 지난해 말보다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신한, 우리, 하나 등도 모두 최고 금리가 5%대 초반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아파트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5.08%(금융채 5년물 기준)인 반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7%(금융채 1년물 기준)였다.

대출 금리 상승에는 산출 기준으로 활용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지난달 말보다 0.36%포인트 오른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억제하기 위해 우대금리도 계속 줄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를 최대 0.5%에서 0.3%로 낮췄다. 부동산담보대출에 적용되던 급여·연금 이체, 공과금·관리비 이체 등 6가지 항목에 따른 우대금리(0.1%)도 폐지했다.

대출 금리 상승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이미 다음 달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1%로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지금보다 금리 인상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충격이 취약계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취약계층에 적용되는 금리는 평균보다 더 높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이들에게 더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