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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교황 방북 의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 의미 있어”

입력 | 2021-10-30 02:55:00


청와대는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요청에 화답한 것과 관련, “방북에 대한 교황님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탈리아 로마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18년 문 대통령과 교황 면담 당시 방북 초청보다 진전이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티칸 교황궁에서 진행된 교황과의 단독 면담에서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이뤄진 교황과의 첫 번째 면담에서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평양 초청 의사를 직접 전달한 바 있다.

교황은 당시에도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어로 ‘나는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라며 사실상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초청은 이뤄지지 않았고, 면담 5개월 뒤인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되면서 교황 방북 추진 논의도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방북 요청과 관련해 ‘북한 측에서 어떤 시그널(신호)이 있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고만 답했다.

‘북한에 교황의 방북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도 북한도 한국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그와 관련해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 교황 방북과 관련해 ‘교황청에서 북한에 타진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제가 답변드릴 사안은 아니다”라며, 면담에서 ‘종전선언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논의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한미·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부터 7박9일 유럽 순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 이날 바티칸 방문을 시작으로 30~31일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에 참석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함께 G20, COP26에 모두 참석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COP26 일정에만 참석한다.

핵심 관계자는 G20, COP26 정상회의 기간 한미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 간 만남에 대해서는 한미가 소통하고 있고 관련해서 언급할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국가들이 G20 COP26에서 굉장히 많다”며 “이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고, 아직도 (한미 간에) 한참 더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된다는 점들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로마(이탈리아)·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