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과 생활체육 ‘넷볼’ 경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상암농구장에서 2030 여성들과 함께 ‘넷볼’ 경기를 하고 있다. 넷볼은 여성에 맞게 규격과 규칙이 조정된, 농구와 흡사한 생활체육 경기다. 고양=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어제 “코로나 국면에서 추가로 최하 30만∼50만 원은 (지급) 해야 한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1인당 100만 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48만∼50만 원 가까이 지급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전 국민에게 6차 재난지원금을 나눠주자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한 당의 후보로서 제안드린다”면서 “시기와 금액, 방법, 추경으로 할지 본예산으로 할지 등은 당과 재정당국이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소금액 등을 거론한 건 결국 이달 중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는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1인당 30만 원씩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려면 15조5000억 원, 50만 원씩 나눠주려면 25조8500억 원이 든다. 내년 예산안 604조4000억 원의 2.6∼4.3%의 막대한 규모다. 시기상 ‘매표 공약’이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 후보는 두 달 전 소득하위 88%에 지급한 정부 5차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상위 12% 경기도민에게 25만 원씩 나눠주는 데 6000억 원 넘는 경기도 예산을 썼을 정도로 ‘세금으로 돈 풀기’에 거침이 없다. 국민 1인당 연간 100만 원, 청년 200만 원씩 나눠주는 한 해 50조 원짜리 기본소득 공약 등도 내놨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수십조 원의 돈 보따리를 여당에 주문한 것이다.
내년 예산안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세금 알바 일자리 등에 과도한 재정이 투입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부분을 철저히 검증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할 예산심사에 이 후보의 증액 요구가 끼어들면서 여야의 힘겨루기와 대선 신경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후보와 여당은 예산심사를 선거판으로 만들 무리한 ‘선심 끼워 넣기’를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