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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슈만과 볼프의 사랑노래, 실내 관현악 반주로 듣는다

입력 | 2021-11-01 03:00:00

앙상블오푸스, 임선혜-獨 카렐과
6일 ‘그남자, 그여자 이야기’ 콘서트
슈만 ‘시인의 사랑’ 볼프 ‘伊 가곡집’
지휘자 고토니, 실내악 반주로 편곡




“플루트와 바이올린 소리가 들린다/트럼펫도 요란히 섞여든다/거기서 결혼식 춤을 추겠지/내가 진심으로 가장 사랑하는 그 사람이.”(슈만 작곡 ‘시인의 사랑’ 중 9곡)

피아노 반주로 듣던 슈만 가곡집 ‘시인의 사랑’을 플루트, 바이올린, 트럼펫 등 여러 악기의 실내앙상블 반주로 듣는다. 앙상블오푸스가 소프라노 임선혜, 독일 테너 키에란 카렐과 함께 꾸미는 ‘그 남자, 그 여자 이야기’ 콘서트다. 핀란드 출신 지휘자 랄프 고토니가 편곡과 지휘를 맡는다. 11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자 랄프 고토니

고토니는 후고 볼프의 ‘이탈리아 가곡집’을 실내악 반주로 편곡해 2016년 임선혜와 테너 시모 메키넨의 노래로 앙상블오푸스와 함께 선보인 바 있다. 이번이 초연인 ‘시인의 사랑’ 실내악 반주 연주에 이어 이번 공연 후반부에도 이탈리아 가곡집을 연주한다.

‘시인의 사랑’은 슈만이 독일 낭만주의 문호 하이네의 시집 ‘서정적 간주곡’에서 시 16편을 뽑아 하나의 줄거리로 묶어낸 가곡집. 시인이 사랑에 빠졌다가 배신을 당하고 아픔을 삭인 뒤 못내 아쉬움을 남기면서도 결국 극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고토니는 피아니스트로 출발해 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 테너 페터 슈라이어 등 대가수들의 가곡 반주자로 활약하며 수많은 명연주를 남긴 뒤 지휘자로 전향했다. 핀란드 사본린나 오페라 축제 감독으로도 활동해 극(劇)의 전개에 대한 이해가 밝다.

‘이탈리아 가곡집’은 독일 시인 겸 소설가인 파울 하이제가 엮은 이탈리아 민속시집을 바탕으로 오스트리아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볼프가 시 46편을 골라 일정한 줄거리 없이 곡을 붙인 가곡집. 고토니는 이 곡들의 순서를 바꿔 일정한 줄거리가 이어지도록 편집했다.

고토니는 “슈만 ‘시인의 사랑’은 충실한 영혼(Treue Seele)의 사랑 이야기다. 반면 ‘이탈리아 가곡집’은 세련되고 꾀 많은 여성이 주인공이 되며 순진한 남자가 동반하는 문제 많은 사랑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여주인공은 16세 정도 되지만 완전히 성장한 성인 여성처럼 처신해야 하죠. 두 남녀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지만 결국 여성이 이 이야기의 승자가 됩니다.”

고토니는 “앙상블오푸스는 오케스트라에 비해 작은 편성이지만 현악4중주도, 관악6중주도 들어 있어 멋진 조화를 이루는 편성”이라고 말했다. 앙상블오푸스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편성이 작은 만큼 각 단원들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을 해야 한다. 원래의 피아노 반주부에서 페달이 내는 효과를 다른 악기들로 살려내는 게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임선혜와 호흡을 맞춰 노래하는 카렐은 25세의 젊은 테너. 2019년 독일 본 오페라 극장 솔리스트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같은 해 하이델베르크 봄 슈베르트 축제에서 열린 독창회에서 “아름다움, 가벼운 고음, 완벽한 해석과 엄청난 다재다능함을 가졌다. 그의 목소리는 진정 기적이다”라는 격찬을 받았다.

5만∼1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