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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재난금 1인 30만~50만원 더 줘야”… 野 “금권선거 포퓰리즘”

입력 | 2021-11-01 03:00:00

李 “다른 나라비해 터무니없이 적다”, 원희룡 캠프 “결국 금권선거 카드”
심상정도 “세금은 꿀단지 아니다”… 李 “정치적 사면으로 진보 대통합”
탈당 경력자 공천 불이익 없애… 잇단 이탈 조짐 호남표심 붙잡기
이낙연 캠프 선대위장 설훈-홍영표, 공동선대위장 맡는 등 통합 속도



여성들과 생활체육 ‘넷볼’ 경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상암농구장에서 2030 여성들과 함께 ‘넷볼’ 경기를 하고 있다. 넷볼은 여성에 맞게 규격과 규칙이 조정된, 농구와 흡사한 생활체육 경기다. 고양=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인당 100만 원 수준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재차 요구하며 ‘이재명표’ 정책 굳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31일 “(재난지원금이) 1인당 100만 원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48만∼50만 원 가까이 지급됐다”며 “코로나 국면에서 추가로 1인당 최하 30만∼50만 원은 더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국민 모두가 입은 피해에 비해서 국가 지원 규모가 크지 않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을 제시한 지 이틀 만에 ‘인당 100만 원’이라는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 야권에서는 “포퓰리즘 끝판왕”, “금권선거”라는 맹비난이 이어졌다.

○ “전 국민에 30만∼50만 원 추가해야”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상암농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원금 규모가 1.3% 정도에 불과해서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여당이 앞서 소득 하위 88%에게 1인당 25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지급을 주장한 것. 이 후보는 앞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둘러싸고 이견이 이어질 당시에도 도 예산을 활용해 경기도민에게만 100%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형평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후보는 “국가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재정판단의 오류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복합적 효과를 위해선 추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당의 후보로서 제안하는 것”이라면서도 시기와 금액과 재원 마련 방식 등에 대해선 “당과 재정당국이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만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곧장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캠프의 손영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지율이 떨어지자 급기야 금권선거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무분별한 현금 살포가 미래 세대에 얼마나 큰 짐을 지우는 일인지 정녕 모르는 것인가”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이날 당 전국위원회에서 “국민의 세금은 집권여당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곶감 빼먹듯 쓰는 꿀단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李 “정치적 대사면으로 진보 대통합”
이 후보는 여권 인사에 대한 정치적 대사면을 주장하며 진보 대통합 및 지지층 결집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호남에서 나란히 4선을 지낸 박주선 김동철 전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를 선언하는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의 이탈이 이어지자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표심 붙잡기에 나선 것.

이 후보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기회에 통합의 저해 요인이 되는 복당 문제나 제재, 불이익을 대사면하고, 진보개혁 진영 대통합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작은 차이 때문에 자꾸 멀어지기보다는 큰 공통점에 방점을 두자는 차원”이라고 했다. 탈당 경력자에게 공천 심사 시 25% 감점이 적용되는 공천 불이익 등을 없애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과 국민의당 창당 등으로 이탈했던 인사들을 다시 받아들이자는 것.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지역에 상당한 기반을 가진 사람들을 (보수 진영에 가도록)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호남에서 상당한 이탈 표가 발생할 것”이라며 “호남에서 5∼10%만 이탈해도 내년 대선 결과에는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을 포함한 여권 대통합 추진 방침도 언급했다.

민주당도 2일 선대위 공식 출범을 앞두고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설훈 홍영표 의원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하게 하는 등 당 내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윤관석 사무총장과 함께 이 후보 측 조정식 의원과 이 전 대표 측 박광온 의원이 공동으로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드림 원팀’이라는 이름 아래 각 캠프 주요 인사 외 여권 진영 전반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용광로 선대위를 꾸릴 것”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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