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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지킨 日기시다, 한일관계 돌파구보다 ‘관리모드’ 예상

입력 | 2021-11-01 17:24:00

© 뉴스1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233석)인 261석을 얻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일 “국민의 신임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이달 초반에 코로나19 대책 전체 모습을 제시하고, 12월부터 3번째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형 경제대책을 11월 중순에 마련해 올해 안에 가능한 한 빨리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국민에게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수십조 엔 규모의 추경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총선에서 자민당은 전체 465석 중 선거 전보다 15석 줄어든 261석을 얻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32석을 차지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96석, 극우 성향의 일본유신회는 41석을 얻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이 의석을 늘리진 못했지만 과반은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또 자민당 핵심 간부들이 잇따라 선거구에서 낙선한 것을 지적하며 “자민당이 힘든 재출발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정권 기반을 굳혔다”고 평가했다.

자민당 내 2인자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간사장은 지역구에서 야당 신인에게 패했다. 자민당 현직 간사장이 지역구에서 패한 것은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비례대표에 중복 출마해 최종적으로는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 일본군 위안부가 ‘직업적 매춘부’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자민당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전 올림픽담당상도 입헌민주당 소속 신인에게 패했다.

총선 후 한일 관계에 대해 주일대사를 지낸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려면 일단 한일 모두 국민 지지를 받는 ‘안정 정부’ 구성이 전제”라며 “일본이 일단 안정 정부를 꾸린 자체는 우리 입장에선 호재”라고 말했다. 다만 기시다 정권은 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해법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장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연말까지 양국이 과거사나 수출 규제 등 문제에서 서로 양보해 절충안을 만들지 못하면 기시다 총리는 적어도 내년 한국 대선까지는 ‘관리 모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