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큐베이팅’과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은 서울시에 있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하이서울기업’으로 인증해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985개사가 하이서울기업으로 활동 중이다.
SBA는 무엇보다도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서로 연결해 협업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통적인 대면 네트워킹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BA는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하이서울 V.C(Virtual Cluster)를 마련했다.
하이서울 V.C
하이서울기업을 한곳에 모은 하이서울 V.C에서는 누구나 기업 정보를 확인하고 협력이나 제휴 제안을 할 수 있다. 영어 페이지도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인 만큼, 공간과 시간의 제약도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춘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클러스터인 셈이다. 이에 IT동아에서는 하이서울 V.C에 입주해있는 기업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친환경 신소재 개발로 더 빠르고 편리한 치료 방법 제시"
그래피 심운섭 대표와 직원들 (출처=IT동아)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그래피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심운섭 대표(이하 심 대표): 그래피는 4차 산업혁명에 중요한 기술 중에 하나로 꼽히는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광경화성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는 치과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의료기기용 소재를 주로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를 교정장치 등에 적용해 글로벌 업체가 공급하는 제품 성능을 뛰어넘는 우수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9년에는 3D 프린터에서 직접 생산하는 교정장치에 대한 GMP(식품·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IT동아: 올해 주요 활동이나 성과가 궁금하다.
심 대표: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그래피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우선 치아교정장치용 소재 디렉트 얼라이너(Direct Aligner)를 신제품으로 출시했으며,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국제 치과전시회(IDS)에 참가해 디렉트 얼라이너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홍보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글로벌 기업 헨리 샤인(Henry Schein)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심 대표: 기존 교정장치는 심미성을 위해 개발돼 그 기술적 한계가 명확했다. 디렉트 얼라이너는 이러한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형상 기억 기능을 지니고 있다. 치아 교정 시 각 치아의 이동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각 치아 하나하나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투명 교정장치의 경우 모든 치아에 동일한 힘을 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치아 움직임을 기대할 수 없다. 반면 다이렉트 얼라이너는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때문에 각 치아에 힘을 가하는 장치의 두께를 조절할 수 있고, 장착이 불가능한 형태(Under-Cut)의 치아에도 착용이 가능한 것이 큰 경쟁력이다.
그래피의 소재로 제작한 교정장치들 (제공=그래피)
IT동아: 제품 개발 후 시장 진입에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는가?
심 대표: 디렉트 얼라이너는 기존 제품과 그 형태와 용도가 동일하지만 소재와 기능성, 기술성은 기존의 제품보다 우수하다. 하지만 아무리 획기적인 제품이라도 새로운 제품은 그 생소함 때문에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을 때가 많다. 우리도 똑같은 일을 겪었지만 고객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그 기능성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차츰 인정받을 수 있었고, 시장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IT동아: 특별한 홍보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나?
IT동아: 현재 타깃 시장이 어떻게 되는가? 앞으로의 시장 개척과 판로 확대 전략도 궁금하다.
심 대표 : 현재 국내에서는 치과, 치과 기자재 제조 업체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협업을 통해 직접 제품을 생산 후 판매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글로벌 업체와 협업해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이와 관련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하이서울 V.C를 활용해 국내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싶다. 기술 이전 또는 합작 법인과 같은 공동 투자로 해외 진출을 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IT동아: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심 대표: 앞으로도 해외시장 개척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폼넥스트(Formnext) 전시회’ 참가해 많은 바이어를 만나고 파트너를 발굴할 계획이다. 전시 현장에서 많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한다.
그래피는 환자에게는 빠르고 편리한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사람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생각하며 더 적은 재료만으로 효과적인 기능을 지닌 제품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