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사서 리콜사태 거론하며… “동 트기전 어둡듯 거쳐야 할 과정”
6년 만에 배터리 사업으로 돌아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부회장·사진)가 취임 일성으로 “품질 이슈에 주눅 들지 말고, 위기를 더 큰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전입신고합니다”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딱 6년 만이다.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고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을 돌아 이렇게 다시 만났다”고 인사를 건넸다. 권 부회장은 2012∼2015년 LG에너지솔루션의 모태였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이어 “배터리 기술을 향한 걸음은 앞으로 100년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라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자부심을 결코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임직원과의 소통도 강조하며 “매일 아침 출근길이 즐거울 수 있도록 업무가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소통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CEO 업무를 시작한 권 부회장은 단기적으로는 GM과의 리콜 이슈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장기적으론 글로벌 배터리 1위 자리를 공고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LG화학 전지사업본부(현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을 맡을 때마다 항상 1등 정신을 강조해 왔다. 현재 중국 CATL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누적 200조 원에 달하는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한편 권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CEO 자리를 맡으며 공석이 된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 등의 연쇄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진행 중인 LG그룹 사업보고회를 마치고 이달 말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OO 후보로는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