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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 英옥스퍼드사전 올해의 단어

입력 | 2021-11-02 03:00:00

백신 줄임말로 ‘백신을 맞다’ 의미
1년 전보다 72배 이상 많이 언급
‘샷’ 등 코로나 관련 단어들도 주목
“말하고 사고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이 백신의 줄임말 ‘백스(vax)’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백신이 세계인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OED는 이날 “지난 12개월 동안 사전 편찬자들이 언론 보도 등에서 수집한 약 145억 개 영어 단어를 분석한 결과 ‘백스’의 사용 빈도가 올 들어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올해의 단어’ 선정 이유를 밝혔다. 9월 기준 ‘백스’가 지난해 9월보다 72배 이상 많이 언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스는 명사로는 ‘백신’의 줄임말이며 동사로는 ‘백신을 맞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백신을 두 번 맞았을 때는 ‘더블 백스트(double-vaxxed)’, 한 번도 맞지 않았을 때는 ‘언백스트(unvaxxed)’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백신 접종 반대론자는 ‘안티백서(anti-vaxxer)’로 불린다. OED는 백스 외에도 ‘주사를 맞다’는 뜻의 ‘잽(jab)’, ‘샷(shot)’, ‘파우치 아우치(Fauci ouchie)’ 등 코로나19에 관한 다양한 단어가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파우치 아우치’는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적극 주창해 온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의 성 ‘파우치’와 아플 때 내는 소리인 ‘아우치’의 합성어로 소셜미디어 등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대신하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캐스퍼 그래스월 OED 대표는 이런 백신 관련 단어가 공공보건 정책은 물론이고 우리가 말하고 사고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04년부터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했던 OED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발표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언어에 미친 영향이 광범위해 단 한 개의 단어만 고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2019년에는 ‘기후 위기(climate emergency)’, 2018년에는 ‘독성(toxic)’이 각각 올해의 단어로 뽑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