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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입양아 살해혐의 양부, 고의성 부인…“잠 잔다고 생각”

입력 | 2021-11-02 19:55:00


아동학대살해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경기 화성 입양아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30대 양부가 살해 고의성을 부인했다.

수원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조휴옥)는 2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A(36)씨와 양모 B(35)씨에 대한 이 사건 7차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A씨는 이날 검찰 측 피고인 신문에서 마지막 폭행이 이뤄졌던 올해 5월 8일 C양의 몸 상태에 대해 “잠을 자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공소내용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C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뺨을 세게 때려 넘어뜨리는 행위를 4차례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날 C양을 폭행한 뒤 B씨와 친자녀들을 데리고 어버이날을 맞아 처갓집을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C양은 이동 차량에서 잠이 든 채로 구토를 하기도 했다.

A씨는 이같은 C양의 몸 상태를 보면서 불안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검찰 측 신문에 대해 “아이가 씻긴 뒤에 평소와 같이 잤다”고 답했다.

A씨는 C양에게 체벌을 시작한 이유와 관련해선 “울거나 그런 행동이 심해지는 것 같아 엄하게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부에 “피고인 행위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점은 인정하나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며 “처음부터 살해할 의사는 없었다. 아동학대치사의 점은 인정한다”고 검찰 측 공소내용에 대한 의견을 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B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도 함께 진행됐다.

B씨도 “C양이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데도 심각한 상황인 줄 몰랐느냐”는 검찰 측 신문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아픈 줄 몰랐다”고 거듭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B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추가로 적용한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유기의 고의가 없었고 유기의 행위도 없었다”고 공소내용을 반박했다.

A씨와 B씨는 이날 검찰 측이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는 동안 검찰이 변경한 공소사실에 결백을 호소하며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방청석에는 아동보호단체 회원들도 참석했는데 양부모가 학대피해를 입은 C양의 몸 상태를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 했다고 주장하자 “어떻게 부모가 모를 수 있냐” 등 비난과 야유를 던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일 A씨와 B씨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결심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26일 열린 이 사건 6차 공판에서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살해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했던 B씨에 대해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추가했다.

A씨는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경기 화성시 주거지 안방에서 입양딸 C양이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53㎝ 길이의 나무 재질로 된 구둣주걱 등으로 총 4차례에 걸쳐 C양의 손바닥과 발바닥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달 6일 오후 10시께 C양이 잠투정을 하면서 운다는 이유로 뺨을 강하게 때려 넘어뜨리고, 같은 달 8일 오전 11시께 C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뺨을 세게 때려 넘어뜨리는 행위를 4차례 반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A씨의 학대 행위를 저지르는 점을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C양은 지난 5월 8일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도중 두 달여 후인 7월 11일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서 사망했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