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지포스 30 시리즈는 게이머들의 선호도가 높은 PC용 그래픽카드다. 다만 암호 화폐(가상 화폐) 채굴 열풍으로 인해 제품의 씨가 말라버렸고 거래 시세도 매우 높아져 버렸다. 그래서 엔비디아는 암호 화폐 채굴 능력을 제한한 ‘LHR(Lite Hash Rate)’ 기능을 탑재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래픽 값은 요지부동이다.
컬러풀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 (출처=IT동아)
이럴 때는 불필요한 기능을 최소화하여 그나마 가격 상승을 억제한 제품, 그리고 안정성 위주로 설계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컬러풀(Colorful)의 지포스 RTX 토마호크 D6 12GB (이하 컬러풀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도 그 후보가 될 수 있다. 이 제품은 오버클러킹 없이 지포스 RTX 3060 본연의 성능을 제공하면서 3개의 냉각 팬을 갖춘 충실한 쿨러, 그리고 견고한 백 플레이트를 갖춘 제품이다.
컬러풀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의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대형 쿨러다. 90mm 규격 2개, 80mm 규격 1개를 포함해 총 3개의 냉각 팬을 갖췄으며, 기판 전체를 덮는 방열판과 3개의 히프 파이프를 품어 우수한 냉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웹 서핑이나 문서 작성 정도의 가벼운 작업을 할 때는 자동으로 냉각 팬의 회전 속도를 낮추거나 아예 멈추게 하는 기능도 있어 정숙성도 좋은 편이다.
컬러풀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 제품 전면 (출처=IT동아)
각 냉각 팬 전면에 붙은 스티커가 좀 저렴한 느낌을 준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크게 흠잡을 만한 부분은 아니다. 쿨러 상단에는 컬러풀 로고가 있다. 이 로고에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를 탑재해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기본적으로 빨간색으로 빛나지만 컬러풀에서 제공하는 전용 소프트웨어인 '아이게임센터(iGame Center)'를 이용하면 발광 패턴이나 색상을 바꿀 수 있다.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를 통해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출처=IT동아)
후면에 금속 재질 백 플레이트를 달아 내구성을 높였다 (출처=IT동아)
보조 전원은 PCIe 8핀 규격 전원 케이블 1개를 연결하면 된다. 소비 전력은 170W(와트)로 데스크톱용 지포스 30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격 출력 600W 전후의 파워 서플라이(전원 공급 장치)를 탑재한 시스템이라면 무리 없이 구동이 가능할 것이다.
지포스 RTX 3060 본연의 성능 담아
내부적인 사양을 살펴보면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60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탑재했으며 12GB 용량의 GDDR6(192비트) 규격 그래픽 메모리를 갖췄다. 지포스 RTX 3060 GPU는 2세대 RT 코어를 탑재해 지난 세대 제품에 비해 실시간 레이트레이싱(raytracing) 효과를 보다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 레이트레이싱을 활성화하면 한층 현실감 넘치는 빛의 표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12GB의 넉넉한 그래픽 메모리를 탑재한 점도 눈에 띄는데, 이는 고해상도 그래픽 구현에 유리한 조건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지포스 RTX 3060Ti나 RTX 3070과 같은 상위급 제품을 넘볼 정도의 게임 성능을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이미지나 동영상 편집과 같은 콘텐츠 작업용으로 이용하기엔 더욱 합리적일 수도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인 아이게임센터(iGame Center)를 이용해 상태 확인이나 클럭 조절이 가능 (출처=IT동아)
컬러풀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에 탑재된 GPU의 베이스 클럭은 1,320MHz이며 고성능이 필요한 상황에선 1,777MHz의 부스트 클럭으로 구동한다. 메모리 클럭은 15,000MHz다. 전반적으로 엔비디아의 레퍼런스(표준) 사양을 준수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성능을 높인 오버클러킹 모델이 아닌 점을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안정성이나 내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만약 개인적으로 오버클러킹을 하고자 한다면 전용 소프트웨어인 아이게임센터를 설치하면 된다.
외부 화면 연결용 인터페이스는 HDMI 1개와 DP(Display Port) 3개로 구성되었다.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 높은 HDMI 2.1 및 DP 1.4a 규격을 지원하므로 4K UHD(3,840 x 2,160) 해상도에서 120Hz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 8K(7,680 x 4,320) 해상도에서 60Hz 주사율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물론 지포스 RTX 3060의 성능으로 최신 게임을 8K급 해상도로 구동하는 건 다소 무리지만 8K급의 동영상이나 이미지 작업을 작업을 할 때는 도움이 될 것이다.
1440p 게이밍 쾌적, 4K 게이밍도 그럭저럭?
제품의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 시스템은 AMD 라이젠9 5950X 프로세서에 DDR4 메모리 32GB, 마이크론 크루셜 P5 NVMe SSD 500GB(대원CTS 유통), 그리고 MSI MEG X570 GODLIKE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64bit) 시스템이다.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는 496.49 최신 버전을 이용했다.
3DMark 벤치마크 결과 (출처=IT동아)
우선은 시스템 3D 그래픽 구동 능력을 측정하는 3DMark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봤다. 다이렉트X11 기반의 일반적인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테스트에서는 21,032점, 그리고 다이렉트X12 기반 최신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타임 스파이(Time Spy) 테스트에서는 9,024점, 그리고 레이트레이싱 성능까지 측정하는 포트로열(Port Royal) 모드에서는 5,127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1080p 풀HD(1,920 x 1,080)급 해상도나 1440p(2,560 x 1,440)급 해상도에서 최신 게임을 원활히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신 게임인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Marvel's Guardians of the Galaxy)’를 구동하며 성능을 체감해봤다. 이 게임은 지난 10월 26일 출시되었으며 설치 파일의 크기가 75GB에 달할 정도로 많은 리소스를 품은 것이 특징이다.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게임 구동 테스트 (출처=IT동아)
그래픽 품질은 가장 높은 ‘울트라’로 설정하고 ‘레이트레이싱 반사’ 옵션 역시 ‘높음’으로 설정했다. 이 상태에서 20여분 정도 플레이했다. 1080p 풀HD 해상도 환경에선 초당 평균 75~80 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대단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으며 1440p 해상도에서도 55~60 프레임 전후로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다만 4K UHD급 해상도에선 25~30 프레임 정도로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플레이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지만 간혹 끊김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2021년 현재 팔리고 있는 게이밍 모니터는 1440p급 이하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컬러풀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 정도의 성능이라면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만족하며 이용할 만하다.
제조사의 의도는 OK, 시장 상황이 문제?
컬러풀의 지포스 RTX 3060 토마호크 D6 12GB는 그래픽카드가 ‘금값’이 된 현재 상황에서, 매니악한 기능 대신 오로지 안정성과 기본기에 초점을 맞춰 실속형으로 기획된 제품이다. 지포스 RTX 3060 본연의 기능과 더불어 충실한 쿨러와 튼튼한 백 플레이트, RGB LED를 담아 내실을 다졌다. 오버클러킹은 되어있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제조사의 이런 의도는 좋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 때문에 이런 제품 마저도 100만 원을 넘는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시장 정상화가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