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동아시아영화제 K푸드 열풍
런던 동아시아영화제에서 현지 관객들에게 선보인 ‘불고기 신라면(Shin Ramyun on Fire)’. 신라면에 불고기와 새송이버섯, 통깨 소스를 더한 요리다. LEAFF 제공
불고기 라면에 소주 칵테일, 후식은 달고나….
지난달 31일 폐막한 제6회 런던 동아시아영화제(LEAFF·집행위원장 전혜정) 기간 동안 K-푸드가 영국 현지 관객들의 입맛을 저격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로 이미 친숙해진 농심 라면은 현지에서 새로운 퓨전 메뉴 ‘테이스트 오브 아시아(Taste of Asia)’를 선보였다.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유명 백화점 셀프리지 안에 있는 영화관에서 불고기 라면과 소주를 재료로 한 한국 요리가 나왔다. 제6회 런던 아시아영화제 특별 행사로 영화 관계자, 런던 푸드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한 자리였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라면인 순라면은 비건 메뉴 ‘순라면 인 크로켓’으로 태어났다. 순라면을 비건 치즈와 섞어 치즈볼로 튀겨낸 것을 야채 샐러드 위에 얹은 음식이다. 접시 위 크로켓을 반으로 가르기 전까지는 라면인지 전혀 알 수 없어서 놀라움과 즐거움을 더한다. 순라면 인 크로켓은 비건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라면에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온 달고나가 관객들에게 제공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즉석에서 ‘뽑기’에 열중하던 현지 관객들 중 특히 우산모양 뽑기에 성공한 관객이 기뻐하자 주변에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시식회는 민규동 감독의 영화 ‘간호중’ 시사회와 함께 열려 음식과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각광을 받았다.
이날 관객들에게 신라면 불고기와 순라면 크로켓을 선보인 셰프는 원주영, 곽호건, 조수진 셰프다. 런던 르코르동 블뢰에서 프랑스 요리를 공부한 원주영 셰프는 런던 힐턴 온 파크 레인 호텔 최고급 프랑스식 레스토랑인 ‘갤빈 앳 윈도스’를 7년 동안 이끌며 미슐랭 1스타 주방장으로 활약했다. 원 셰프는 “아시아 영화와 더불어 음식으로 영국에 한국 및 아시아를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로 제6회를 맞은 런던 동아시아영화제는 ‘유체이탈자’ ‘광대: 소리꾼 감독판’ 등 다수의 한국 영화를 비롯해 동아시아 영화 33편을 오데온 극장, 셀프리지 백화점 영화관, 치스윅 시네마 등 런던 시내 중심가 극장 일대에서 상영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