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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김만배, 도개公 1822억外 초과 이익 화천대유가 갖도록 공모”

입력 | 2021-11-03 03:00:00

[대장동 개발 의혹]
檢, 김만배 구속영장 등 ‘배임’ 적시




“민간사업자들은 피해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지침서를 공고하기 전에 미리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초안을 작성해둘 수 있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의 공소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배임 행위에 대해 이같이 적시했다. 이들의 공모로 화천대유가 특혜를 받아 다른 경쟁사들과 출발선이 달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씨는 공모지침서가 공고되기 일주일 전인 2015년 2월 6일 화천대유를 설립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김 씨와 공모해 공사가 1822억 원 상당의 확정이익 외에는 추가로 어떠한 초과이익도 배당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을 체결하도록 하면서 최소 651억 원의 배당이익 등의 손해를 입혔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 “공모지침서 공고 전 사업계획서 초안”

2일 유 전 직무대리 공소장과 김 씨,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등 3명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유 전 직무대리와 화천대유 측 간의 본격적인 배임 행위는 2014년 11월 공사 내에 ‘전략사업팀’을 신설하면서 구체화됐다. 유 전 직무대리는 당시 공사 내부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전담하던 개발사업본부를 돌연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전략사업팀에 전권을 위임했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추천한 정 변호사를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으로, 정영학 회계사가 추천한 김민걸 회계사를 전략사업팀장으로 각각 채용해 내부 조력자로 삼았다.

앞서 이들은 2014년 가을 김 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총괄과 언론 대응 및 로비 역할을, 남 변호사는 PF 대출 자금조달을, 정 회계사는 대장동 사업계획서 작성 및 회계·세무 업무 등을 맡기로 역할 분담을 했다. 또 유 전 직무대리와 정 변호사는 직접 내부 정보를 제공해 김 씨 등에게 특혜를 주고 정 변호사가 공모지침서 작성, 사업자 선정 등에서 편파적 실무절차를 진행하기로 했고 그 대신 추후 개발이익이 현실화되는 시점에 김 씨와 남 변호사로부터 각각 편의 제공의 대가를 받기로 암묵적 의사를 모았다.

이후 정 회계사는 2015년 초 공모지침서 작성 전 민간사업자의 이익이 극대화하는 ‘7가지 필수조항’을 설계해 김 씨를 통해 유 전 직무대리에게 전달했다. 정 회계사는 2015년 2월 공모지침서가 공고되기 전 남 변호사의 직원을 통해 이 조항이 반영됐는지 확인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또 김 씨에게 “우리(공사)는 임대주택 필지(A11 블록) 하나만 주면 되고, 나머지 블록은 알아서 가져가라”고 말했고 김 씨는 이를 정 회계사에게 전달했다. 정 회계사는 정 변호사에게 “이익 배분과 관련해서는 공사가 임대주택 부지만 배당으로 받아가는 안으로 공모지침서가 만들어지면 된다”고 전달하는 식으로 이들의 공모는 이뤄졌다.

○ 상대평가 기준 위반해 편파 심사
공모지침서 공고 이후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 등 세 곳의 민간사업자가 대장동 공모에 응모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공사 내부 심사위원으로 정 변호사를 투입시켜 상대평가 기준 등을 위반해 편파적인 심사를 진행했고 결국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협약 체결 과정에서 김 씨 등은 2015년 5월 공사가 임대주택 블록(A11)에서 얻는 3.3m²당 1400만 원 기준의 배당수익만 가져가도록 하는 내용의 초안을 보냈다. 이 같은 초안을 검토한 공사 실무자는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분양가인 3.3m²당 1400만 원을 상회해 발생하는 추가 이익은 출자 지분에 따라 별도 배당하기로 한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공문을 정 변호사에게 보냈다. 하지만 정 변호사가 이를 묵살하면서 결국 최종 사업협약서에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제외됐다.

검찰은 구속영장 등에서 이들에 대해 “대장동 개발사업 목적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 공사의 이익을 위해 그 직무를 수행해야 할 업무상 임무를 위배했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