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패닉바잉’ 리포트] ‘청약가점제 확대’ 당첨 멀어지고 대출규제로 집 사기 더 어려워져
서울 아파트값이 7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21일 서울시내 공인중개사무소에 은행 대출상품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집 살 기회만 줄었다.’
무주택자인 2030세대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와 투기꾼을 잡겠다며 고강도 규제를 쏟아냈지만 매물이 잠기는 부작용을 초래하며 내 집 마련의 기회만 줄여놨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출범 초기 청약 추첨제 물량을 줄인 게 대표적인 예다. 기존에는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선 전용면적 85m² 이하 분양 아파트의 75%를 청약점수에 따라 당첨자를 가리는 가점제로 공급하는 반면 나머지 25%를 추첨제로 입주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정부는 2017년 8·2대책으로 전용 85m² 이하를 모두 가점제로 분양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대출 규제로 집 사기는 더 어려워졌다. 과거 서울에서는 집값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7년 8·2대책과 2019년 12·16대책에 따라 현재 대출 한도는 40%(9억 원 초과분은 20%)로 쪼그라들었다. 무주택자들의 불만에 정부는 올 7월 무주택자가 9억 원 이하 주택을 살 경우에 한해 대출 한도를 최고 60%로 높였지만 아파트 값이 평균 12억 원을 넘은 서울에선 수혜자가 많지 않다. 게다가 소득에 따라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 시행되면 저소득층은 우대 혜택을 온전히 받지 못할 수 있다.
‘갭투자’를 제한한 지난해 6·17대책 때문에 전세로 살면서 나중에 거주할 집을 전세를 끼고 미리 사두는 길이 사실상 막혔다. 1주택자는 전세자금 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뒤 규제지역의 3억 원이 넘는 집을 사면 대출이 회수된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이 의도와 달리 20, 30대들의 주택 구입 기회를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며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고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충분한 자금을 저리로 대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