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기업들이 한국에 잇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은 후 ‘생산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을 중심 생산지로 꼽는 모양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제2차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를 주재하고 추진 중인 ‘K-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글로벌 바이오 원부자재·장비 기업인 독일 싸토리우스는 산업통상자원부·복지부·인천광역시와 3년간 인천 송도에 3억 달러(한화 약 3500억원)를 투자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싸토리우스는 이 솔루션을 다 생산할 수 있는 종합 생산시설 건립을 계획한다”며 “2022~2024년 3년 간 투자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국 싸이티바 역시 지난 9월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한국 내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2022∼2024년 5250만 달러(약 621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는 내용이다.
싸이티바가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주요 원부자재는 팬데믹 이후 극심한 수급난을 겪었던 일회용 세포배양백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코로나19 이후 원부자재 공급부족을 겪은 기업들의 생산시설 현지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생산시설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제조 시 꼭 필요한 일회용백을 받는 데 1년 가까이 걸리기도 했다.
싸이티바의 경우 ‘아시아 지역에 공급할 물량은 아시아에서 생산하자’는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 싸이티바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과 경쟁해 한국에 최종 투자 결정을 했다.
특히 한국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일회용백 등 국내 바이오 소부장 수요가 매우 커졌고 앞으로도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아직 한국의 싱글유즈 시장이 크진 않지만 전보다 활용하는 회사가 많아졌고 더 가속화될 것이다. K바이오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형 제조시설의 운영은 고용창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싸이티바의 경우 생산시설 신설로 약 3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