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직업군인도 ‘부실급식’…“높으신 교관님들은 도시락”

입력 | 2021-11-03 15:16:00

제보자가 공개한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육군초급 장교 교육기관인 육군 보병학교(상무대)에서 부실 급식 논란이 발생했다. 육군 백골부대(3사단)의 브런치 메뉴가 공개돼 관심을 끈 지 일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2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육군보병학교 상무대 부실 급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인이 상무대로 교육·파견 온 직업군인이라고 밝힌 제보자 A 씨는 “전부 다 식수 신청하고 야외훈련마다 밥을 신청해서 먹는데, 먹을 때마다 적은 양은 물론이고 양이 적다 하면 무조건 배식조 잘못이라 한다”고 밝혔다.

A 씨는 “그나마 맛있는 점심 메뉴를 점심에 줘야 하는데 본인들 마음대로 저녁 메뉴를 점심에 바꿔 준다”며 “그거라도 맛있으면 감사하게 먹을 텐데 양은 쥐가 갉아먹을 정도로 주고 높으신 교관님들은 도시락으로 잘 챙겨 드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곳에라도 올려야 좀 개선되지 않을까 싶어 보낸다. 지금 한 달째 교육 중인데 한두 번도 아니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무대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야외훈련 간 급식 인원 대비 충분한 식사량을 준비했으나 일부 인원에게 부족하게 급식 됐다”며 “중식 메뉴의 경우 최초 양배추쌈이었으나 야외훈련 간 위생 및 청결 등을 고려해 석식 메뉴와 교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는 교육생들이 온전히 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제반 교육 여건 마련에 더욱 세심한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급식 사진을 고의로 찍었다는 의혹에 제보자가 추가로 공개한 사진.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갈무리

하지만 A 씨는 잘못된 해명이라며 추가 제보를 공개해 반박에 나섰다.

A 씨는 “교육·파견 온 간부들은 아침, 점심, 저녁 중 희망하는 끼니에 돈을 지불하고 먹는데 대부분 저녁 식사를 희망하지 않는다”라며 “때문에 저녁 식사에 배정된 식재료 양은 20~30인분 정도가 고작이다. 부대에서 점심과 저녁을 바꾼다고 해서 추가적인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교육 참여 인원은 100명이 넘는다. 처음부터 일부가 부족하게 배식 된 것이 아니라 1명이 먹을 걸 5~6명이 나눠 먹은 셈”이라며 “야외훈련 때마다 매번 이런 식의 식사는 반복됐고 교육생들은 식비와 비슷한 수준의 통조림 등 먹을 것을 추가로 구매해 식사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도 야외훈련이 있었고 저것과 비슷한 수준의 식사가 또다시 나왔다. 부대의 저런 답변을 들으니 식사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 제가 멍청하게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