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3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민주당을 향해 “가짜 진보”, “부동산 무능 정부”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과 접전 구도가 펼쳐진다면 정의당과 협력을 고려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단일화 여부에 대해 “자신 없는 분은 링에서 내려가야 한다”며 “심상정으로 정권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심상정이 있는 이번 대선은 최소한 3자 박빙대결로 끝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진보와 보수의 대결은 유통기한이 끝났다. 거대 양당은 34년간 번갈아 권력을 잡으며 어느새 기득권과 한 몸이 됐다”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전부터 단일화 가능성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지속해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마음먹고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네 번째로 대선에 도전하는 심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했던 19대 대선에서는 완주했지만,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사퇴했다.
심 후보로서는 여태껏 민주당과 정의당은 진보·개혁 진영으로 묶였지만, 더 이상 민주당을 같은 진보진영 정당으로 볼 수 없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민주당을 국민의힘과 같은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본인의 선명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대신 녹색당 등 불평등과 기후 위기, 차별 등에 맞서는 정치세력과는 ‘책임연정’을 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으로서는 향후 정의당과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는 만큼 심 후보의 강경 행보가 반갑지는 않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심상정 후보와 단일화 또는 연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 “심상정 후보든, 김동연 후보든, 안철수 후보든 정책적 공약과 내용의 지향성을 찾아나가는 방법은 찾아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들을 한번 모색해 보겠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선 민주당은 오는 5일 선출될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닫혀 있는 건 아니지만 같은 정당이 아니라 다른 정당인데 그런 입장은 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