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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앞으로 15년간 원전 150기 추가 건설…서해 건너편에 ‘최대 원전 벨트’

입력 | 2021-11-03 21:57:00

중국 푸젠성 푸칭시에 원전 5호기. 신화/뉴시스


현재 원자력 발전소 51기를 가동 중인 중국이 앞으로 15년 간 최소 15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중국의 동해안, 한국 입장에서는 서해 건너편에 세계 최대 원전 벨트가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원전 건설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건설하려는 원전 150기는 전 세계에서 중국 이외에 나머지 국가들이 지난 35년 간 지은 것보다 많은 수치다. 이런 추세대로면 2020년대 중반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이 가동 중인 원전은 93기, 건설 중인 원전은 2기다. 건설 계획 중인 원전은 현재는 없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위해 현재의 석탄화력발전소 2990기를 모두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나 원전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원자력 발전을 ‘비용은 많이 들지만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원’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중국에서는 새 원전 18기가 건설 중이고, 28기는 건설이 예정됐다.

중국의 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올해 7월 폐쇄된 중국 광둥(廣東)성의 타이산(臺山) 원전 사례를 지적했다. 2018년 가동을 시작한 타이산 원전은 프랑스 국영 전력공사 EDF와 중국광허그룹이 3 대 7의 비율로 출자해 건설했는데 올 6월 원자로 두 기 중 1호기에서 연료봉 손상이 발견됐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문제가 경미하다며 사건을 덮으려 했지만 EDF는 “프랑스였다면 가동을 멈춰야 할 상황”이라며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CNN도 “중국 당국이 원전 폐쇄를 막기 위해 타이산 원전 주변의 방사능 허용 기준치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해당 원자로는 7월 30일 폐쇄됐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자체 원전 기술도 세계 시장과는 격차가 있을뿐더러, 원전 운영과 관련한 투명성, 책임성도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냉각수 공급이 필수적인 원전은 통상 바닷가에 건설된다. 현재 가동 중인 중국 원전의 상당수는 중국의 동해안, 즉 한국의 서해 건너편에 몰려있다. 때문에 중국이 추가 원전을 건설하면 바다를 사이에 둔 한국도 방사능 유출 등 원전 사고를 우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