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대응 못해 정체 터널 갇혀… 이대로는 생존 어렵다” 자성 문화-플랫폼-건강-지속가능성… 미래성장분야 공격적 M&A 예고
CJ 이재현 회장이 3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4대 미래성장엔진 중심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최고 인재 육성을 위한 조직문화 및 인사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3일 그룹의 중기 비전을 동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11년 만에 사내외에 사업 비전 설명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청와대 초청 행사,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 방문 정도를 제외하곤 그간 대외에 동선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변화와 혁신 없이는 생존이 힘든 경영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세상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정체의 터널에 갇혔다”며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했고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 “이대로는 생존 어렵다” 자성 목소리
○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사업 확장 예고
재계에서는 CJ가 이날 이 회장의 발표를 계기로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오늘의 발표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 초점이라는 사실을 CJ 구성원은 물론이고 고객과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업 인수, 신규 투자 조치가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위기 극복 방안의 일환으로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건강)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를 그룹의 4대 미래 성장 키워드로 제시했다. 2023년까지 이들 분야에 10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브랜드와 미래형 혁신기술, 인공지능(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4조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날 이 회장은 기존 경영 방식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