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남 “투자명목 35억 받아간뒤 유용”… 檢안팎 “뇌물혐의 피하려 투자 가장”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를 35억 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 안팎에선 남 변호사가 뇌물공여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당한 투자인 것처럼 가장해 ‘할리우드 액션’을 취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사건 당사자들이 서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내고, 보험용으로 대화를 녹취하는 등 복마전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 변호사는 최근 검찰에 “다시마 비료 수입 업체에 투자하겠다는 명목으로 부당하게 35억 원을 받아간 뒤 유용했다”며 정 변호사를 고소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18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입국한 이후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정 변호사의 계좌로 두 차례에 걸쳐 각 20억 원과 15억 원 등 총 35억 원을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정 변호사는 이 중 11억8000만 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줬다고 진술했고, 15억 원을 판매업체 P사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P사의 대표이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실소유한 유원홀딩스의 사내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정 변호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 대가로 35억 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남 변호사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