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된 3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요소수가 동나면서 요소수 통이 비어있다. 이날 해당 주유소 관계자는 “사재기로 인해 요소수 품귀 현상은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최근 3일동안 한달분인 100개 가량의 요소수를 팔았다“며 ”품귀 현상이 계속된다면 다음주에는 20만원까지 오를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요소수 공급난은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공급난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1.11.3/뉴스1 © News1
화물차뿐만 아니라 학원, 전세버스도 멈출 위기다. 특히 화물차를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운전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1만원이던 10리터짜리 요소수가 10만원에도 구하기 힘들 정도다.
정부에서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집중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소수 품귀 현상에 물류 멈출라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물류업계가 타격을 받으며 택배업계까지 영향이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요소수 공급난은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인데 사실상 중국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공급난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수입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 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수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 배송 관계자에 따르면 “소형 택배 배송차량 보다 허브로 운송되는 화물 트럭이 요소수 품귀 현상에 따른 부작용 발생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화물 트럭의 경우 10L로 300~400km 마다 요소수를 보충해줘야 한다. 사진은 4일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서 작업을 앞둔 화물 운송차량. 2021.11.4/뉴스1 © News1
이 업체는 4일 오전부터 요소수 판매를 중단했다.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해서다.
요소수 업체 관계자는 “요소수 원료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오늘부터 문을 닫기로 했다”며 “문을 언제 열지는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요소수 제조업체 인근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A씨는 “평소에는 요소수 업체 앞에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데, 오늘은 문을 닫아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소수를 넣기 위해 1톤 트럭을 몰고 온 B씨(45)는 “물건 배달을 하려면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데 없어서 큰일”이라며 “오전부터 물건 배달도 못하고 요소수를 넣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구하기 경쟁에 가격폭등…발만 ‘동동’
한 달 전만 해도 1만 원 안팎이던 요소수는 현재 품귀 사태로 1통에 온라인 등에서 최고 20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부천의 요소수 제조업체는 3일까지만 해도 리터당 2500원에 팔았다.
제주에서도 요소수 부족으로 난리다.
한모씨(41)는 최근 평소 이용하던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구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주유소에 요소수 재고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씨는 인근 주유소에도 요수소 구입을 문의했지만 “재고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
화물 차주들이 요소수 구입처를 SNS상에 공유하고 있다. © 뉴스1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제조업체에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충북 보은에 위치한 ㈜켐스틸글로벌 측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달 15일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를 통해 요소 수출을 전면 금지한 뒤 공급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 업체 김창욱 대표는 “매일 공급을 요청하는 전화와 문의가 폭주해 제대로 답변조차 하기 힘든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득이 기존 대리점과 계약된 거래처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신규 거래처에는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요소수 줄테니 입금해라”…KT 사칭, 업체 주문전화 가로채 사기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4일 오후 경기 부천시 한 요소수 제조업체 출입문에 요소수 판매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요소수 공급난은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인데 사실상 중국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공급난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수입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 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수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1.11.4/뉴스1 © News1
전북 익산의 한 요소수 제조업체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30분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KT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전화회선 공사를 해야 하니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무실 전화를 다른 번호로 착신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체는 이 같은 요구에 따랐다. 하지만 모든 것은 사기였다.
이들은 당일 오후 7시까지 약 6시간 동안 해당 요소수업체로 걸려오는 전화를 가로챘다.
그리고 전화를 건 구매자들에게 “요소수를 대량으로 팔 테니 수천만 원을 먼저 입금하라”고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업체가 파악하고 있는 피해 사례만 5~6건으로, 피해금액은 8000여만원 상당으로 추측하고 있다.
◇“불 못 끄면 안되죠”…요소수 소방차에 넣어준 주유소 사장님
4일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대표 김준회·40)에는 ‘소방차, 119구급차 요소수 급하면 그냥 오세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정해네트웍스(주)계열사 일동)’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게재됐다. 김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소방차량에 요소수 무료 나눔에 나섰다.(독자 제공)2021.11.4
요소수 대란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훈훈한 소식도 전해졌다.
4일 인천시 서구 S-OIL 가좌 IC주유소(대표 김준회·40)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전세계의 요소수 부족으로 국내에서도 품귀 사태가 불거지자, 급하게 비상용 요소수 3리터짜리 120세트 확보에 성공한 김 대표가 자신의 주유소에 내건 현수막이다.
또 김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인천 남동구, 김포, 서울 광진구 등 4개 주유소를 포함해 가족이 운영하는 인천 부평구, 서울 강서구 등 지역 총 12개 주유소에도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 대표는 “요소수 대란이 났는데, 사재기를 하거나 되팔아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 탓에 더욱 부족 사태를 키우고 있었다”면서 “구급차하고 소방차가 출동을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급하게 요소수를 확보했고,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도록 무료 나눔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봉사와 나눔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요소수를 많이 사 놓은 전북소방본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북지역에서 운용 중인 소방차량 중 요소수를 주입하는 긴급출동 차량은 모두 264대로 전체 차량의 55.7%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비축된 요소수량은 10L 기준 840통으로 월평균 사용량 144통을 환산하면 향후 약 6개월은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승룡 전북소방본부장은 “이번 품귀 현상은 중국의 수출 제한에서 비롯된 전국적 현상으로 정부도 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향후 소방청 등과 긴밀히 소통해 요소수를 확보하고 긴급출동에 빈틈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시 “요소수 공급난 해결”…운수 등 ‘숨통’ 트이다
전북 익산시는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요소수 부족 사태에 대한 발 빠른 해법 마련에 나섰다.
4일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역에서 요소수를 생산하는 (유)아톤산업과 공급 약정을 체결하고 품귀 사태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는 요소수가 필수적인 산업 분야인 화물연대 익산지회, 건설기계 익산지회, 건설산업 화물운수 익산지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협약에 따라 (유)아톤산업은 제조하는 요소수를 지역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는 (유)아톤산업은 일일 평균 100톤 가량을 제조하고 있으며 협약에 참여한 업체들이 산업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충분한 양을 제공하기로 했다. 익산시는 요소수 재고 확보와 공급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정헌율 시장은 “요소수 수요 차량들이 제약을 받지 않고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업체와 협력해 발빠르게 공급체계를 구축했다”며 “지역을 위해 큰 결정을 내려주신 아톤산업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움직이는 적극행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집중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