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조7408억 역대 최고 게임 ‘오딘’ 흥행 등으로 58% 증가 카카오재팬→카카오픽코마 변경 유럽 웹툰시장 본격 공략 나서
4일 카카오는 3분기 매출이 1조74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의 3분기 매출(1조7273억 원)보다 135억 원 많다. 카카오가 네이버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자회사 라인의 실적이 소프트뱅크 산하 Z홀딩스(야후재팬)와의 경영 통합으로 작년 3분기부터 네이버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가 네이버 매출을 넘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카카오의 이번 성과를 업계 판도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며 빠르게 추격에 나섰다. 2019년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앞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김범수 의장은 IT업계 최초로 자산 10조 원의 대기업 총수가 됐다.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며 네이버와 엎치락뒤치락하다 한때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그룹의 전체로 따지면 3일 카카오페이의 상장에 힘입어 시총 100조 원을 넘으며 네이버(67조5944억 원)를 크게 앞선 상태다.
카카오의 3분기 매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부문이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9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오딘’이 구글, 애플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매출 1위를 달성한 데다 북미 지역 콘텐츠 플랫폼 업체 2곳을 인수해 반영된 영향이 컸다. 플랫폼 부문도 7787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5%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은 16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4분기(10∼12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 일부 사업 부문에선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다음 과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카카오의 연간 해외 매출 비중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매출 비중이 20% 이상인 네이버와 비교해 뒤처지는 부분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비판적 여론을 극복하고 비용 부담을 해소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카카오는 꽃·간식 배달 서비스와 헤어숍 예약 등 일부 사업을 축소·폐지하고 5년간 3000억 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상생 비용 부담으로 단기적으로는 재무적인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소상공인 등) 파트너와의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성장의 발판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