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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난로 앞으로’ 행동원리 처음 밝혔다

입력 | 2021-11-05 03:00:00

특정 뇌 신경회로가 동기부여 관여
본능적 행동 이해하는 데 도움될 듯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밤에 난방을 시작한다. 여름철에 즐기던 차가운 음료 대신 따듯한 음료를 찾는다. 모두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뇌 작용에 따른 결과로 알려져 있지만 명확한 원리는 규명되지 않았다.

김성연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진은 인간이 추울 때 따뜻함을 본능적으로 찾는 기본 행동의 뇌과학 원리를 처음으로 상세히 밝혀내 국제학술지 ‘뉴런’ 10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공개했다. 체온 유지 행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 부위와 뉴런 집단을 발견한 것이다. 생리적 욕구로 인한 본능적 행동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체온 유지는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뇌는 주변 온도가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즉각 감지하고 체온 유지를 위한 반응을 일으킨다. 추울 때 몸이 부르르 떨리고 혈관이 수축하거나 더울 때 땀이 나는 등 자율 반응의 과학적 원리는 잘 알려져 있지만 외투를 입거나 난방을 켜는 등 행동 반응에 관여하는 뇌 신경회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진은 체온을 유지하려는 행동이 동기가 부여된 행동이라는 점에 착안해 동기 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뇌 외측 시상하부에 주목하고 ‘Vgat’ 유전자를 발현하는 뉴런 집단이 체온 유지 행동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후속 연구로 온도라는 변수를 이용해 자극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되고 동기가 생겨나는지에 대한 뇌과학의 가장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