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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소년 방역패스, 노래방-PC방 적용 검토… 학원-독서실 제외할듯

입력 | 2021-11-05 03:00:00

‘백신 접종자-음성 확인자만 출입’
정부, 10대 확진 급증에 확대 추진
노래방-PC방-콘서트장 등 대상





18세이하 청소년도 ‘방역패스’ 적용 검토

뉴시스

정부가 18세 이하 청소년에게도 ‘방역 패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 또는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자만 시설 출입이나 행사 참석을 허용하는 방역 패스를 청소년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백신 미접종자가 많은 10대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노래방, PC방 등 감염취약시설과 콘서트장, 실내스포츠시설 등 대규모 행사장에 한해 18세 이하의 방역 패스 적용이 검토 중이다. 만약 방역 패스 적용이 결정돼도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학습 관련 시설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청소년 감염 확산에 대해 ‘위기’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며 “적용 대상과 연령 등 세부사항은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청소년 감염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가족간 전파로 60대 이상 고위험군의 위중증과 사망을 높일 위험이 있다”며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 없다면 방역 패스 등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독]청소년 방역패스, 노래방-PC방 적용 검토… 학원-독서실 제외할듯
[위드코로나] 19세 이하 확진자 비율 22.4%, 접종 완료율 0.6%… 예약도 저조
‘청소년→가족’ 감염 도미노땐 백신효과 감소한 고령층에 타격
4일 이후 확진 판정 수능 수험생, 병원-생활치료센터서 시험 봐야



정부가 방역 패스 확대를 고민하는 건 청소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카드가 마땅치 않아서다. 질병관리청, 교육부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중 19세 이하 비율은 22.4%다. 최근 1주일간 유치원과 초중고교생 일평균 확진자는 349.6명으로 전주(269.0명)보다 80명가량 늘었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대부분 접종을 마친 고3에 비해 접종률이 낮은 고1, 2의 확진율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 어린이·청소년 확진자 40%까지 높아질 수도
어린이와 청소년의 확진자 비율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 중 10대 이하의 비율은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어린이, 청소년 확진자가 늘면 가족 간 감염으로 이어져 지역사회 곳곳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나 예방 효과가 줄고 있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 정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지만 성인 환자는 그때부터 추가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건 어려운 상황이다. 4일 기준 10대 이하 백신 접종 완료율은 0.6%. 국민 75.9%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비율이다. 16, 17세 백신 예약률은 65.4%, 12∼15세는 28.9%에 그치고 있다.

미국은 3일(현지 시간)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만약 내 자녀들이 5∼11세라면) 틀림없이 백신을 맞힐 것”이라며 “어린이들도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 후유증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기남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4일 “국내 5∼11세 연령의 접종 여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다른 나라 접종 시행 상황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직장 학교 단체 등 자체 ‘방역 패스’ 확대
방역당국은 청소년 접종을 위한 유인책으로 방역 패스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검토 대상은 실내 콘서트, 실내 체육경기 등이 열리는 대규모 행사장이나, 감염 위험성이 큰 노래방 PC방 등이다. 다만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같은 시설에 적용하는 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위드 코로나 이후 일부 직장이나 대학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방역 패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민간 차원의 완료자 중심 일상 회복을 정부가 강제로 금지하거나 개입할 수는 없다”며 “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를 일절 구분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것은 의학적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허용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방역 패스에 대한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로 구성된 대한체육시설총연합회는 이날 방역 패스 철회를 요구하면서 그동안 집합금지로 입은 영업손실 34억 원의 배상을 국가에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한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4일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나 자가 격리 통보를 받은 수험생은 관할 교육청에 통보한 후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능 당일 새벽에라도 ‘양성’이 나오면 이들 시설로 배정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